[사설]470조 슈퍼예산 심사, 요란한 전쟁 뒤 나눠먹기 되풀이 안 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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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어제 내년 정부 예산안 심사를 위한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내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9.7% 증가한 470조5000억 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고 증가율을 보인 슈퍼예산안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여러 경제 여건을 볼 때 재정이 적극 역할을 해야 한다”며 확장적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경기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용부진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확장적 재정 운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야당은 올해 대비 22% 증액한 일자리 예산을 삭감하고 대신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 민간경제 활성화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국회는 심사 과정에서 단기 일자리 양산이 아닌, 직업훈련과 교육 강화를 통한 진짜 일자리 예산으로 변모시켜야 한다.

1조1000억 원이 편성된 남북협력기금 예산을 두고도 야당은 ‘퍼주기 예산’이라며 대폭 삭감을 다짐하고 있다. 정부는 일부 남북협력사업의 구체적 예산편성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심사’ 논란까지 낳고 있다. 일단 통과되면 만사 오케이라는 생각을 못 하도록 정부에 정기적인 예산 지출·평가 보고를 의무화하는 등 조건부 승인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야가 쟁점 예산을 두고 요란한 결전을 벼르지만 매년 그랬듯 막상 예산안 처리 시한이 다가오면 다른 쟁점 현안과 연계해 흐지부지 처리하고 말 것이라는 걱정이 벌써부터 나온다. 여야 간 막판 나눠 먹기식 짬짜미나 국회의원의 지역구용 쪽지예산이 난무하는 구태가 이번에도 되풀이돼선 안 된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정부 예산안#남북협력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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