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당신이 접종할 독감백신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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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세포배양 4가 백신 접종 늘어

항체 형성에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로 지금이 예방 접종의 최적기다
항체 형성에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로 지금이 예방 접종의 최적기다
추위와 함께 독감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모든 연령대에서 쉽게 전파되는 급성 바이러스 감염질환인 독감(Influenza)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성인의 10%, 소아의 30%에서 발병해 약 500만 명의 중증환자와 50만 명의 사망자를 내는 질환이다.

○백신 접종만으로 80∼90% 예방 효과

독감은 평균 2일의 잠복기를 거치며 갑작스러운 발열과 근육통, 두통 등 전신 증상과 인두통, 마른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은 대개 38℃ 이상으로 심한 탈진을 동반하기도 한다. 전신 증상은 보통 2∼3일 정도 지속되고 회복은 빠른 편이지만 무기력, 피로감, 기침 등의 증상은 몇 주 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독감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폐렴이고 심근염, 뇌염, 척수염 등도 드물게 발생한다. 만성기관지염이나 만성호흡기질환, 만성심혈관질환 등을 앓고 있는 경우 독감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악화될 수도 있다.

독감은 백신 접종만으로도 최고 80∼90% 예방이 가능하다. 최원석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의 효과는 피접종자의 연령 및 기존에 앓고 있는 기저질환, 백신과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일치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며 “백신과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가 맞을 경우 건강한 성인의 백신 예방 효과는 일반적으로 60∼80%”라고 말했다.

독감백신의 면역력은 한 번 접종으로 약 6개월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질병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독감은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해 12월과 1월에 최고점을 찍는다. 항체 형성에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로 지금이 독감예방 접종의 최적기다. 최근 국내에는 세포배양 백신, 4가 백신 등 기존에 없던 다양한 독감백신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피접종자들의 선택권은 더욱 넓어졌다.

○바이러스 변이 걱정 없는 세포배양 방식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A, B, C’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A형 2종(H1N1, H3N2)과 B형 2종(야마가타, 빅토리아)이 사람 사이에서 주로 유행한다. 독감백신은 A형 2종과 B형 1종 항원 등 3개를 막는 ‘3가 백신’이 주로 국내에서 접종돼 왔다. 그러나 3가 독감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B형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B형 미스매치(mismatch)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보다 폭 넓은 예방 효과를 위해 ‘4가 백신’이 개발됐다. 4가 독감백신은 기존 3가에 B형 바이러스주 1종이 추가된 백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2013∼14시즌부터 4가 독감백신을 접종하는 게 더욱 폭넓은 예방효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노년층, 임신부, 영유아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국가예방접종사업에 가장 먼저 4가 독감백신을 도입했다.

독감백신을 구분하는 또 다른 차이는 바이러스의 배양방식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독감백신은 유정란을 이용해 생산된다. 1945년 독감백신이 첫 사용 허가를 받은 이후 70여 년 동안 유지돼 온 방식이다.

유정란 방식은 1도즈(1회 접종량)의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보통 1∼2개의 유정란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량의 백신을 위해선 상당한 수의 유정란이 사전에 확보돼야 한다. 유정란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백신이 생산되기까진 6개월여의 시간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등에 의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다. 이로 인해 계란이나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나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에게 접종이 제한됐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세포를 독감백신 생산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 세포배양방식의 독감백신은 동물의 세포에서 백신을 생산하기 때문에 제조과정에서 계란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항생제나 보존제도 투여하지 않는다. 또 균주를 확보한 후 2∼3개월이면 백신 접종이 가능해 신종플루나 홍콩 독감 같은 변종 독감이 유행할 때보다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는 올 3월 독감 바이러스를 유정란에서 배양하는 과정에서 A형 H3N2의 바이러스 소변이가 잘 일어나 백신 효과를 감소시킨다며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이 유정란 배양 방식보다 더 나은 예방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2015년 처음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이 개발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판매하고 있는 ‘스카이셀플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6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도 판매하고 있다.

스카이셀플루는 국내 유일 세포배양 독감백신이라는 특장점을 앞세워 출시 이후 3년 만에 국내 누적 판매량 1400만 도즈를 돌파했고,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약 500만 도즈가 시중에 공급될 예정이다.

박진혜 기자 jhpark1029@donga.com
#헬스동아#건강#sk케미칼#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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