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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문제, 불편하지만 우리사회 문화적 체질 강화시킬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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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문제, 불편하지만 우리사회 문화적 체질 강화시킬 수 있어”

조윤경 기자 입력 2018-10-24 03:00수정 2018-10-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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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 ‘경계인’을 말하다… 표명희 소설가-크리스 리 교수 대담
표명희 작가(오른쪽)와 크리스 리 교수는 현대의 디아스포라 이슈 중심에 있는 난민과 탈북민, 재외동포 등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표 작가가 “현대 난민 문제는 인도적 차원보단 경제적인 자본 논리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다”고 말하자 리 교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난민 문제는 우리 사회가 문화적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바이러스 같은 존재다. 파생되는 여러 문제점이 있겠지만, 결국 면역력을 키워 문화적 체질을 강화시켜 줄 것이다.”(표명희 작가)

난민 이슈가 세계적으로 뜨겁다. 문학의 눈으로 이 시대 디아스포라를 바라보기 위해 소설가 표명희 씨와 크리스 리 교수가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만났다.

표 작가가 올해 초 발표한 ‘어느 날 난민’(창비)은 국내에 거주하는 난민과 집 없는 한국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출품한 단편 ‘동조선 이야기’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자와 홀로 사는 그의 재일교포 사촌의 이야기다.

현재 연세대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크리스 리 교수는 2016년 미국에서 출간한 소설 ‘How I Became a North Korean(나는 어떻게 북한인이 됐나)’을 쓴 작가. 한국계 미국인, 탈북민이 겪는 혼란과 폭력을 그려 현지에서 극찬을 받았다.

▽리=표 작가의 ‘동조선…’을 읽고 매우 놀랐다. 한국과 일본 어디도 속하지 않고, 한 가족 안에서도 다양한 문화가 존재할 수 있단 메시지였다. 개인적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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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나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 다만 늘 소설의 모티브는 개인으로부터 나온다. 최근엔 ‘외부인’으로 사는 개인에 관심이 많다. 자연스럽게 사회 문제와 맥이 닿게 됐다.

▽리=내 작품은 약간이지만 경험이 교차되곤 한다. 한국과 미국, 유럽에서 살아봤고, 여행도 많이 다녔다. 그런데 어딜 가나 이방인이었다. 디아스포라(이산·離散)는 결국 ‘홈리스’다. 집단의 포옹을 받을 수 없으니 뼈저리게 외롭다. 늘 당당하지 못하고 스스로 누구인지 말하기 어렵다.

▽표=올여름 국내에서는 제주 난민 문제로 정말 시끄러웠다. 오랫동안 많은 난민을 받아들인 다른 나라의 경험이 궁금하다. 작가들의 의견이 어떤지도….

▽리=난 불편함의 경계선을 글로 쓴다. 내가 사는 사회의 불편함을 피부로 느끼다 보니, 난민이나 이민자 같은 경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끌린다. 반면 사람들은 권력 없고, 힘이 없는 이들에게 관심이 적다. 소설을 읽으면 사람들은 경험하고 싶지 않은 걸 경험해야 하니까 불편할 수밖에 없다. 아마 책을 사랑하는 이들은 이런 불편함을 평소에도 느끼는 사람들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반갑다.

▽표=맞다. 문학이 대중적이었고 사회 변혁을 주도해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사회적 문제가 문학을 호출하는 식으로 그 순서가 뒤바뀐 것 같다. 결과적으로 문학의 지위가 축소된 뒤에 비로소 본연의 기능에 가까워졌다. 삶의 작은 위안이 되고 있다.

▽리=문학은 말하기 어려운 것을 말하기 위한 것이다. 예술 없이 사회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최소한 책을 읽는 사람은 표지 너머 무언가를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두 사람은 24일 오후 서울 노원구 더숲(노원문고)에서 열리는 ‘작가들의 수다’(우리가 떠돌며 서 있는 곳)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더 많은 국내외 작가와 독자를 만나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한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는 27일까지 열린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난민 문제#표명희 작가#크리스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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