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조직위 “한사랑 협회 추천받아 선별”…위원장 “억울한 면 있다”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0월 23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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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회 측은 대리수상을 부탁하기 위해 ‘남한산성’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한사랑에게 대리수상을 요청한 것이라며 “대리수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종상 조직위는 2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난 22일 열린 제55회 대종상 영화제의 영화 ‘남한산성’ 음악상의 한사랑, 촬영상의 라아리의 대리수상은 각 협회(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별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직위는 “음악상을 수상한 ‘남한산성’의 류이치 사카모토 감독은 미국에서 스케줄이 있고, 촬영상을 수상한 ‘남한산성’의 김지용 감독은 프랑스에서 스케줄이 있어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서 제작사에 연락을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면서 “제작사와 연락이 닿지 않아 ‘남한산성’의 음악상과 촬영상의 대리수상자는 각 협회(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별했다”고 덧붙였다. 남한산성 제작사 김지연 대표의 행동에 대해선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부터 대종상영화제는 대리수상 논란으로 잡음에 시달렸다. 대종상 조직위로부터 대리수상을 제안 받고 무대에 오른 한사랑은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셀프 대리수상을 한 게 아니냐’는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전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5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음악상 수상자로 영화 ‘남한산성’의 음악을 제작한 일본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호명되자 카메라는 대리수상을 위해 무대로 향하는 남한산성 제작사 김지연 대표를 잡았다. 그러나 무대로 향하던 김 대표는 무대에 오르는 ‘다른 여성’을 목격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웃으며 제자리로 돌아갔다.

김지연 대표가 목격한 ‘다른 여성’은 트로트 가수 한사랑. 한사랑은 무대에서 “너무 축하드린다. (사카모토 씨는) 너무 바쁘셔서 못 오셔 제가 대신 나왔다. 저는 탤런트 겸 가수 한사랑이다. 감사하다. 축하드린다”고 말한 뒤 객석으로 돌아갔다. 이후 발길을 돌렸던 김 대표는 “아무래도 소통에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제가 대신 무대에 오르기로 돼 있었는데, 다른 분이 무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구회 대종상영화제 위원장은 김지연 대표와 사전에 연락이 되지 않아 한사랑이 대리수상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3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사전에 ‘남한산성’ 제작자인 김지연 대표에게 연락을 취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김지연 대표는 시상식이 열리기 직전까지 연락을 받지 않았고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대리수상자(한사랑)를 내부에서 정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남한산성’ 제작진의 참여가 불투명한 가운데 계속 제작진을 기다릴 수만은 없어 내부적으로 대리수상자를 섭외했다. 어제 논란을 일으킨 것은 ‘남한산성’의 불통이었다. 영화제를 힘들게 준비한 우리로서는 억울한 면이 있다. 대종상이 신뢰를 회복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해 안타깝다. 내부적으로 ‘남한산성’ 측에 문제를 제기하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사랑은 같은날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대종상을 주최한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의 한 간부가 어느 날 전화가 오더니 ‘대종상 시상식이 있는데, 대리수상을 해줄 수 있느냐’고 하기에, 갑작스러웠지만 ‘알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내키지 않았지만 방송 펑크가 날 것이 걱정되어 당일 시상식장에 갔고, 지정된 좌석에 앉았다. 시상식 중 옆 사람들과 담소를 나눴는데 ‘나도 대리수상 하라고 해서 부탁받고 왔어요’ 하더라. 이후 음악상 시상 시간이 됐고, ‘내 순서구나’ 싶어서 올라간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이름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등 소동이 벌어진 것에 대해선 “깜짝 놀라고 당황했다. 류이치 사카모토 라는 사람은 들어본 적도 없지만, 도움을 청하기에 그것에 응한 것뿐인데 곤란한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한사랑에게 연락을 취했다는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의 간부는 이 매체에 “류이치 사카모토의 불참 통보를 접하고 한국영화음악협회 측에 도움을 요청해 한사랑 씨를 추천받은 것이고, 그 사안을 대종상 조직위에 전달했으나 혼선이 생긴 것”이라며 “한사랑 씨가 공식적인 대리수상자가 맞으며,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본 한사랑 씨께 사과도 드렸다”고 말했다.

▼이하 대종상 영화제 조직위원회 공식입장▼

안녕하세요. 대종상 영화제 조직위원회입니다.

지난 22일 열린 제55회 대종상 영화제의 영화 ‘남한산성’ 음악상의 한사랑, 촬영상의 라아리의 대리수상은 각 협회(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별한 것입니다.

음악상을 수상한 ‘남한산성’의 류이치 사카모토 감독은 미국에서 스케줄이 있고 촬영상을 수상한 ‘남한산성’의 김지용 감독은 프랑스에서 스케줄이 있어,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서 제작사에 연락을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작사와 연락이 닿지 않아 ‘남한산성’의 음악상과 촬영상의 대리수상자는 각 협회(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별했습니다.

‘남한산성’ 제작사 김지연 대표의 행동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합니다.

다시 한 번 대종상 영화제를 향한 관심과 격려에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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