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세기 디아나 성폭행 의혹 요점 재정리…한국기원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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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23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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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룡 전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김성룡 전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한국기원이 김성룡 전 9단(42)의 성폭력 의혹 사건을 조사하면서 피해자인 코세기 디아나 초단(35)에게 2차 가해성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성룡 전 9단의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것은 사회 전반에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일었던 지난 4월이다.

지난 4월 17일 헝가리 출신의 여성 바둑기사인 코세기 디아나 초단은 한국기원 프로기사 전용 게시판을 통해 과거 김성룡 전 9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명지대 바둑학과 졸업생인 디아나 초단은 2008년 한국기원에서 특별입단 케이스로 초단이 됐다.

디아나 초단은 “요즘 미투 때문에 옛날 기억이 다시 돌아왔다. 어떻게든 잊으려고 했던 시간인데…역시 그럴 수 없다”며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디아나 초단은 “2009년 6월 5일 김성룡 9단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같이 오기로 한 친구를 기다리다가 술을 많이 마셨고 그의 권유대로 그의 집에서 잠을 잤다”며 “정신을 차려보니 옷은 모두 벗겨져 있었고 그놈이 내 위에 올라와 있었다”며 상황을 설명한 뒤 김성룡 전 9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김성룡 전 9단은 해설가와 감독, 한국기원 홍보이사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바둑계 유명인사로 당시 그의 성폭행 의혹은 큰 충격을 줬다.

성폭행 의혹이 불거지자 한국기원은 김성룡 전 9단의 홍보이사 계약을 해지하고, 한국기원이 운영하는 바둑TV 해설자를 교체하는 등 대처에 나섰으나, 실무조사단 구성 등 사건 해결과 관련한 대응에 대해서는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후 지난 7월 한국기원은 본원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 전 9단의 제명을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조사한 윤리위원회 최종보고서에 “김성룡 9단의 주장이 신빈성이 있다”는 등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의견이 포함됐다는 내용이 유출되면서 일부 프로기사들이 이에 반발해 보고서 재작성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한국기원 이사회는 프로기사들의 보고서 재작성 요청을 다수결에 부쳤으나 찬성 의견이 반수를 넘지 않아 해당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에 프로기사들의 반발이 다시 일었다. 결국 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고서 재작성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소식은 없는 상태다.

그런던 중 23일 경향신문은 한국기원이 김 전 9단의 성폭력 의혹 사건을 조사하면서 피해자에게 2차 가해성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한국기원이 피해자가 제출한 자료 채택도 거부했다고 보도하면서 해당 사건은 재조명 됐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한국기원 관계자는 “보고서에 대한 지적은 들어 알고 있다”며 “재작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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