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인 류머티스관절염 ICT 활용해 치료 효율 높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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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 질환 치료 릴레이 기고]

류머티스관절염은 면역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 질환이다.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서 열감이나 부기, 조조 강직(이른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지는 것)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이나 허약감, 피로감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초기엔 증상이 나타나는 관절이 한두 개로, 진단까지 20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처럼 의료 접근성이 높은 나라에서 왜 이처럼 진단이 지연될까. 접근성이란 표현엔 “올바른 환자가 올바른 정보를 갖고 올바른 담당의를 찾아간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을 것이다. 환자를 잘 아는 주치의가 있다면 문제가 쉽게 해결되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류머티스관절염 분야에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통증이 류머티스관절염 등의 염증성 관절염인지 혹은 퇴행성 관절염인지 스스로 구분해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인근 전문의를 찾을 수 있다면 진단 기간을 줄일 수 있다.

필자는 최근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류서치’라는 웹사이트를 개발했다. 류서치에서 설문을 통해 염증성 관절염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인근 전문의를 검색할 수 있다. 현재 대한류마티스학회 사이트에 링크돼 있다.

류머티스관절염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진단 이후의 지속적인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초기에 열심히 치료하다가도 장기화되면 치료를 소홀히 하거나 중단해 돌이킬 수 없는 장애나 합병증을 얻는 환자가 많다.

이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인 ‘류케어(rheucare)’가 있다. 기존 앱은 증상을 단순 기재하는 일지 형식이지만 류케어는 환자가 자신의 관절 상태 및 전반적인 건강 상태, 투약 상태 등을 스스로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다. 또 진료를 받지 않은 2∼3개월간의 기록을 본인 동의 아래 담당의와 공유할 수 있다. 의사가 환자의 치료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개별적인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의료에 ICT를 접목하는 길이 다방면으로 열렸다. 하지만 의사 한 명이 하루에 100명 가까운 환자를 봐야 하는 현재의 진료 환경에서는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고, 환자와 상의하며 치료에 반영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에서도 ICT 연계 시스템을 일부 도입했지만 개별 병원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좀 더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성윤경 한양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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