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韓中·日·美 유통 빅3 가운데 한국만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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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4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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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분야 강력한 규제로 경쟁력 급속히 악화”

한경연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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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우리나라 유통 대기업의 경쟁력이 미국, 일본, 중국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강력한 정부 규제에 갇혀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14일 우리나라 대규모 점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의 유통 ‘빅3’의 경쟁력을 성장성, 수익성 측면에서 비교·분석했다. 한국은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미국 월마트, 아마존, 코스트코, 일본은 이온과 세븐&I홀딩스, 패스티리테일, 중국은 JD닷컴, 쑤닝, 알리바바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4개국 가운데 국내 기업의 연평균 매출액이 유일하게 마이너스 증가율(-0.9%)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 유통 대기업 3사의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34.7%로 폭발적 성장을 이뤄냈다. 일본과 미국은 각각 7.5%, 5.5%로 양호한 성장을 보였다.

성장성의 격차로 4개국 유통 대기업의 외연 확장성도 극명히 대비됐다. 중국 유통 빅3의 매출액은 2012년 1595억 위안에서 2017년 7078억 위안으로 4.4배 급증했다, 일본은 같은 기간 9조6000억엔에서 13조8000억엔으로 1.4배, 미국은 6067억달러에서 7928억달러로 1.3배 늘었다. 반면 한국의 유통 빅3의 매출액은 41조5000억원에서 39조8000억원으로 오히려 축소됐다.

한경연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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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빅3 영업이익 증가율…중국 47.5% vs 한국 -8.6%

수익성 지표인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중국>일본>미국>한국 순서로 집계됐다. 중국 유통 대기업의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47.5%로 ‘퀀텀점프’ 수준의 수익성을 보였다. 일본, 미국은 각각 3.6%, 0.3%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8.6%로 수익성 역시 악화했다.

업계는 우리나라의 강력한 규제를 가장 큰 장애물로 꼽는다. 미국과 중국은 대규모 점포에 대한 진입 및 영업규제가 없다. 중국은 오히려 2015년 ‘인터넷플러스’ 정책 수립(ICT와 전통산업의 융합) 이후 유통의 전자상거래화를 유도하는 등 유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한다.

일본은 2000년 ‘대점입지법(The Large Store Location Law)’이 제정되면서 영업 및 진입규제를 사실상 폐지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2012년 이후 대규모점포에 대한 영업 및 진입규제가 강화됐다. 최근에는 복합쇼핑몰 영업규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통합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상무는 “2012년 이후 우리나라가 ‘갑을 프레임’에 갇혀 규제 일변도의 유통산업 정책에 머무른 사이, 유통기업들의 경쟁력은 급속히 훼손되고 유통산업은 구조적 침하(沈下) 가능성에 직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창출의 보고(寶庫)인 유통산업이 규제가 아닌 성장과 육성의 대상임을 인식하고, 국내 유통기업들이 글로벌 유통기업들과 경쟁해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에 적극 나설 때”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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