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나온 백종원 “외식 매장 너무 많아… 창업 준비때 더 지원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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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국감서 외식산업 실태 증언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그는 정부 지원책이 창업을 위한 공부에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1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그는 정부 지원책이 창업을 위한 공부에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1
“외식업을 배울 곳이 없다. 기껏해야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통해 배우는 것이 전부다. 소모적인 정책 지원보다는 준비 과정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국정감사장. 유명 방송인이자 외식업 사업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52)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 체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정부가 창업을 하고 나서 지원을 하기보다는,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외식업 공부를 할 수 있는 지원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의 국감 출석은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과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의 참고인 신청으로 이뤄졌다. 백 대표는 이날 출석한 참고인 중 단연 스타였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백 대표에게 질문을 했다.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구 골목 상권을 소개하며 백 대표의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백 대표에게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면서 느낀 외식업 실태와 외식업을 살리기 위한 대안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국감에 처음 나온 백 대표는 “말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할 말을 다 했다. 국내 외식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우리나라 인구당 매장 수가 많다고 본다. 너무 많다. 과도하다”고 답했다. 백 대표는 “우리나라는 외식업을 너무 쉽게 할 수 있다. 미국은 새로운 자리에 점포를 내려면 1, 2년이 걸린다”며 “준비성 없이 겁 없이 외식업에 뛰어드는 것이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기승전‘치킨’(명예퇴직 후에는 누구나 치킨집을 차린다는 뜻)이라는 말처럼 준비 없이 외식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조기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프랜차이즈 출점을 제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목소리를 높였다. “가맹점 사장님들 돈 잘 벌게 해주겠다는 일(프랜차이즈)이 무슨 잘못이고 불공정한 행위인지 모르겠다.”

백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본사의 갑질’, ‘문어발식 확장’, ‘골목상권 파괴’라는 말에 대해 억울함을 피력했다. 그는 “우리는 골목상권이 아니라, 경쟁이 치열한 먹자골목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연다. 점주가 살아야 본사도 살기 때문에 때로는 가맹점을 간섭하긴 하는데, 이것을 갑질이라고 오해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가맹점주들도 똑같은 자영업자다. 프랜차이즈하는 것이 죄는 아니지 않나. 개인 혼자 외식업을 못 하니까 본사에 의존해서 장사하겠다는 것이 자유경쟁시장 체제에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백 대표는 “프랜차이즈는 학원이다. 외식업에 대해 잘 모르는 점주들에게 세무, 위생, 노동 등을 알려준다. 이를 습득한 점주들은 독립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도 효과를 낸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전 국감에서는 5월 중기부가 경찰청과 기획재정부 등 16개 정부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에 ‘소상공인연합회 소속단체 활동 및 운영 여부 확인 요청’이라는 공문을 보내 연합회 소속 61개 단체에 대해 실태 조사를 벌인 배경을 두고 야당과 홍종학 중기부 장관의 설전이 오갔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최저임금 등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든 소상공인연합회를 중기부가 사찰한 것이나 다름없는 유례없는 압박”이라고 주장했다. 홍 장관은 “금년 초 소상공인연합회장 선거가 있었는데 ‘회원사 자격 문제가 있어서 선거가 무효니 이를 판단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연합회 회원사 관리·감독권이 있는 기관에 공문을 보내 자격요건만 점검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변종국 bjk@donga.com·최고야 기자
#백종원#국감#외식#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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