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몰려오는 글로벌 악재, 위험 커지는 韓國 경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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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이 이틀째 공황에 빠졌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1일(현지 시간) 2% 이상 내려앉는 등 미국 뉴욕증시는 전날에 이어 폭락장을 이어갔다.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주요 증시도 2% 가까이 급락했다. 다만 10일 동반 폭락했던 아시아 증시는 어제 소폭 반등했다. 코스피도 1.5% 올랐지만 동조화 경향이 강해지는 최근의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을 보면 안심할 수는 없다.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증시 폭락의 직접 원인은 미국 금리인상이다. 그러나 그 뒤에는 신흥국 금융위기와 미중 무역전쟁 등 복합적인 원인이 도사리고 있다. 잠재됐던 악재(惡材)가 미국 국채금리 급등이라는 기폭제를 만나 폭발했다. ‘골디락스’라던 미국 경기에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주가 폭락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경기 침체의 불안한 전조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악재 요인들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도 사태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신흥국 금융 불안은 남의 일처럼 볼 문제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앞으로 1년간 최대 1000억 달러가 신흥국에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년 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세계 시장의 43%였던 신흥국 시장 비중은 현재 59%까지 커졌다. 신흥국 위기가 주변국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중국발(發) 금융위기설까지 초래한 미중 무역전쟁 역시 수출 중심의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커진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면 견조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 IMF는 9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8%로 낮췄다. 이 목표를 달성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밖으로는 통상 갈등과 환율 변화의 악재가 몰려오고, 안으로는 투자·소비·고용 지표가 경고음을 내고 있는 것이 우리 경제의 현주소다. 세계 8위 수준인 4030만 달러 외환보유액이 있다고는 하지만 마음을 놓기에는 이르다. 당장은 국내 금융시장이 받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안정적 시장 관리를 위한 대책 마련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악화된 고용사정을 만회하기 위해 정부 지출을 늘리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 확보에도 신경 써야 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위기에 대처하는 정공법이다. 노동개혁과 규제혁신으로 투자를 늘리고,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산업의 체력을 강화해야 한다.
#코스피#미국 금리#금리인상#신흥국 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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