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는 대학생들… 非학자금 대출 1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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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대출 10만건, 4년새 3배로

대학생들이 생활비 명목으로 은행에서 빌린 돈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빚을 내 생활비를 마련하는 대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학자금 목적 제외 은행권 대학생 대출 현황’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의 대학생 대출 규모는 올해 7월 말 현재 10만2755건, 1조1004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말과 비교하면 대출 건수는 197.5%, 금액은 77.7% 늘었다. 이 통계는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직업을 대학생으로 작성한 대출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은행 빚을 낸 대학생이 4년 만에 약 3배로 늘어난 것은 ‘고용 절벽’에 내몰린 청년층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취업 비용과 준비 기간이 늘면서 청년·대학생 햇살론 등 정책성 대출을 받는 일반 대학생이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4년 1인당 평균 1793만 원이던 대학생 비(非)학자금 대출 규모는 7월 말 1071만 원으로 줄었다. 소액의 급전을 빌리는 대출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들의 대출 연체율은 2014년 0.3%에서 올해 0.5%로 높아졌다. 김 의원은 “대학생 비학자금 대출 증가는 취업난 속에서 청년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이 통계에는 소득이나 예·적금이 있는 차주나 은행에서 신용을 믿고 대출해주는 의학 및 법학전문대학원생 대출 등도 포함돼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학생 생활비 대출이 늘어난 배경을 분석하고 은행 영업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대출#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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