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 여파 에너지 공기업 수익성 곤두박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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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2020년 순익전망 78% 급감… 한수원 77%-가스공사 55% 줄어

한국전력 등 38개 주요 공공기관의 올해 순이익이 7000억 원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6조9000억 원)에 비해서는 10분의 1, 2016년(14조8000억 원)의 4.7% 수준이다.

탈원전 정책으로 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공기업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영향이다.

10일 기획재정부가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에 제출한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자산 2조 원 이상 38개 공공기관의 올해 순이익은 총 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산 2조 원 이상 공공기관들은 향후 5년간의 재무관리계획을 매년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38개 공공기관의 순이익은 2014년 11조1000억 원, 2015년 12조2000억 원, 2016년 14조8000억 원 등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에 증가 추이를 보이다가 올해 1조 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공공기관의 실적이 악화된 것은 탈원전 정책의 영향으로 에너지공기업들의 순이익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예를 들어 한전의 원자력 발전 구매비용은 지난해 4조5352억 원에서 올해 3조5311억 원으로 1조 원 줄어든 반면 화력발전 구매비용은 15조5229억 원에서 18조3899억 원으로 3조 원 늘었다.

한수원은 원자력 발전소의 준공이 늦어지고 정비일수가 늘어 올해부터 4년간 연평균 7000억 원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한전과 한수원의 실적 악화에 대해 “저렴한 원자력을 이용했으면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38개 공공기관의 2020년 순이익 전망치는 총 7조7899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전망치인 9조6375억 원보다 약 20% 줄어든 것이다.

특히 한전은 2020년 순이익이 6904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전망치(3조1541억 원)보다 78.1% 급감한 것이다. 한수원(77.1%)과 한국중부발전(75.1%), 한국가스공사(54.9%) 등의 하락폭도 컸다. 공공기관들이 정부의 일자리 늘리기 정책에 부응해 채용을 늘린 것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추 의원은 “공공기관은 인력 구조조정이 쉽지 않은 만큼 증원을 신중히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탈원전#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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