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털도 안 뽑고 잡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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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 마스터 ● 알파고 제로
12국 9보(132∼149)

흑 ●가 상변 집을 만들겠다는 백의 희망을 한순간에 꺾은 수. 이로써 백에게 남은 희망은 흑 ●를 포함해 좌중앙에 점점이 놓여 있는 흑 돌들을 포획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 아까 상변을 지키는 미션보다 어렵다. 일단 백 34를 둬야 포획하든 말든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

흑은 35로 잽을 한 방 날린 뒤 37로 상변에 한 발 더 들어간다. 실리의 균형은 완벽히 붕괴된 상황.

흑 41, 43은 적절한 타이밍의 응수타진. 인공지능(AI)이 바둑에서 인간을 정복하려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AI가 이런 응수타진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AI는 최고의 경지에 올라 있었다.

백이 손해를 안 보려면 참고도 백 1로 둬야 하나 흑 2의 선수를 바탕으로 4, 6으로 끊는 수가 생긴다. 흑 8까지 백돌이 지리멸렬해진다. 그래서 백은 손을 빼고 44, 46의 공격을 택했는데 흑은 47, 49로 우상 백을 ‘털도 안 뽑고’ 잡았다. 백은 상변 흑을 모두 잡아야 형세를 따라잡을 수 있는데, 점점 미션이 어려워지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알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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