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금융위기 도미노… 코스피 연중최저치 추락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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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이어 파키스탄, IMF에 SOS… 120억달러 구제금융 예상

코스피 2,228… 7거래일 연속 하락 신흥국 위기 확산의 불안감에 10일 한국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22포인트(1.12%) 하락한 2,228.6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마감한 코스피,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코스피 2,228… 7거래일 연속 하락 신흥국 위기 확산의 불안감에 10일 한국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22포인트(1.12%) 하락한 2,228.6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마감한 코스피,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아르헨티나에 이어 파키스탄까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신흥국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미국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 치솟는 유가, 미중 무역전쟁 등 동시다발적 악재에 신흥국 시장이 맥을 못 추고 있다. 한국 금융시장도 10일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로 마감하는 등 신흥국 위기의 태풍 속에 들어섰다.

○ 달러·금리·유가 3중고

10일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사드 우마르 파키스탄 재무장관은 1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구제금융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파키스탄의 구제금융 규모가 120억 달러(약 13조5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터키는 물가 안정을 위해 극약처방을 내놨다. 9일(현지 시간) 터키 정부는 주요 제조사와 유통업체들에 올해 말까지 제품 가격을 일괄적으로 10% 내리도록 요청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17.75%에서 24%로 6.25%포인트나 올렸지만 물가가 25% 가까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앞서 아르헨티나는 6월 페소화 가치 급락을 견디다 못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등도 통화가치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신흥국이 동반 위기를 맞은 것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무역전쟁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투자금이 신흥시장을 빠져나가 달러 채권이나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에 맞선 중국이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절하하면서 신흥국 통화가치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유가마저 상승세를 보이면서 수입 단가가 크게 올라 고통을 더하고 있다.

IMF는 9일 발표한 ‘세계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과 무역 마찰 심화 등으로 시장이 불안해지면 신흥시장(중국 제외)에서 연간 최대 1000억 달러(약 113조 원)가 빠져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먹는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코스피 연중 최저…반등 기미 안 보여

신흥국 시장의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도 크게 출렁거렸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7거래일째 동반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22포인트(1.12%) 하락한 2,228.6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5월 2일(2,219.67)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코스닥지수도 2.56% 급락한 747.50까지 떨어져 750 선이 붕괴됐다. 지난해 12월 21일(740.32) 이후 최저치다.

코스피 하락을 이끈 것은 외국인의 매도 공세였다. 외국인은 이날 2303억 원어치를 비롯해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 주식 1조5684억 원어치를 팔았다. 증시가 크게 부진했던 올 2월과 6월 한 달 동안의 순매도 금액과 맞먹는 규모다. 이달 들어 기관도 262억 원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기초체력이 튼튼하지만 전반적인 투자 심리 악화에 도미노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외 환경이 신흥국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조금만 오르거나 중국 증시가 조금만 꺾여도 외국인 매물이 쏟아져 나온다”고 설명했다.

김재영 redfoot@donga.com·박성민 기자
#코스피#금융위기#파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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