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미사일발사 자료화면 보고 실제 상황으로 착각 ‘큰일났다’ 기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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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비핵화 협상]최측근 ‘대북 강경파’ 그레이엄
집권초 ‘초보 대북관’ 해프닝 공개, “김정은 사랑, 헛소리 멈춰야” 지적도

“으랏차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캔자스주 토피카 유세 현장에서 연설 도중 힘자랑을 하듯 오른팔을 굽히면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토피카=AP 뉴시스
“으랏차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캔자스주 토피카 유세 현장에서 연설 도중 힘자랑을 하듯 오른팔을 굽히면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토피카=AP 뉴시스
“큰일 났다. 북한 미사일이 우리를 향해 오고 있다.”

2017년 취임 직후 백악관에서 북한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논의하고 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TV 폭스뉴스 채널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장면이 나오자 깜짝 놀라 이렇게 말했다고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진)이 5일(현지 시간) 밝혔다. 그레이엄 의원은 공화당 의원 중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이이고,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인물.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자신이 “자료 화면이야, 지료 화면이야”라고 외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진정시켰다며 이 일화를 전했다. 당시 폭스뉴스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기획보도를 하던 중 과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WP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즉각 대통령인 자신에게 보고가 왔을 텐데 트럼프 대통령은 TV 방송만 보고 허겁지겁 실시간 상황이라고 오해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집권 초기 트럼프 대통령의 초보적인 대북 인식 단면을 보여주는 일화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은 3일 시사잡지 애틀랜틱이 주최한 한 포럼에 참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을 사랑한다’는 헛소리(love crap)를 그만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김정은에게 농락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정을 이용해 한미관계를 갈라놓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방을) 변하게 하기 위해 매력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김정은은 완전히 다른 상대”라고 덧붙였다.

그레이엄 의원은 “만약 로켓맨(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고, 그래서 양보할 것이라고 믿게 된다면 미국은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
#최측근 대북 강경파#그레이엄#초보 대북관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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