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과학자들의 일대기, 만화로 쉽게 풀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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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김재훈 지음/272쪽(1권)·320쪽(2권)·328쪽(3권)·5만3000원·휴머니스트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명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지는) 갈릴레오 갈릴레이, 유전자의 구조를 밝힐 증거를 발견한 로절린드 프랭클린…. 오늘날의 과학기술을 있게 한 선대 과학자들의 일대기를 소개한 책은 많다. 이 책도 그중 하나. 그런데 이번엔 만화책이다.

이 책의 첫 장은 자연철학자로서의 아리스토텔레스를 다룬다. 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을 정립한 그의 자연과학 체계는 2000년 이상 과학의 표준으로 군림했다. 그 가운데엔 틀린 것으로 밝혀진 부분도 적지 않지만 그의 이론을 깨뜨려나가는 과정이 곧 근대과학의 발전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와 요하네스 케플러의 사연도 흥미롭다. 케플러의 수학적 재능을 알아본 브라헤는 자신이 연구한 천동설을 더 공고히 해줄 것이란 기대와 함께 평생을 바쳐 축적한 관측 자료를 케플러에게 넘긴다. 그러나 케플러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지동설에 따른 행성 운동법칙을 발견해낸다. 천동설 신봉자가 지동설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역사의 아이러니다.

이 책에 나오는 과학사의 거인들은 독자에게 실없는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때로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까지 구사한다. 책에 소개된 과학 이론의 깊이도 교양서로 읽기엔 부족함이 없다. 과학도 싫고 역사도 싫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즐겁게 읽을 만한 과학 역사책이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과학자들#김재훈#갈릴레오 갈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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