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목 쳐내는 것보다 들꽃 같은 분들 모셔올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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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오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조강특위 인선 및 운영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오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조강특위 인선 및 운영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정치인의 자질 문제에서, 제 책에 빽빽하게 적었지만, 제일 중요한 게 지식이다. 어젠다에 대한 지식 없이 (국회) 표결에 참여하는 건 사기극에 불과하다.”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자격 심사를 책임질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으로 영입된 전원책 변호사는 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협위원장 인선 기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특유의 거침없는 표정으로 “국정과제에 대한 이해 없이 의원이 된다거나 통치자가 되길 꿈꾼다면 사기꾼”이라고 했다.

전 변호사는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이 왜 ‘웰빙정당’ 이야기를 들었겠느냐”며 “여당일 때 몸을 사리고, 야당일 때 더 몸 사리면 정치인이라고 볼 수 있겠나. 열정을 가져야 한다. (독일의 사회학자인) 막스 베버가 말한 게, 열정만큼 소중한 게 없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구 관리가 다가 아니다. 의원으로서 기본적인 품성과 열정을 갖지 못했으면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야 한다”고 말한 뒤 “목을 쳐내는 것보다 바깥에서 비바람 맞으며 자라는 들꽃 같은 분들을 모셔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시간가량 이어진 간담회에서 전 변호사는 “YS(김영삼)와 DJ(김대중)가 지명하면 빗자루 몽둥이도 국회의원이 된다는 말이 있었다”며 “누군가 한 사람이 나타나면 쭉 줄을 서는 우상숭배 정치를 그만둘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몇몇 당 중진이 ‘공화주의’ 이런 말을 자주 쓰는데 코미디 같은 이야기다. 민주주의가 공화주의와 동의어로 쓰인 지가 100년 가까이 됐다”며 “이러니 한국당 의원들의 ‘품질 문제’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전 변호사는 “특정인을 염두에 둔 얘기가 아니다” “나가라고 해도 나가실 분들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당내에서는 평소 공화주의를 자주 거론한 김무성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2020년 총선에 출마할 거냐는 질문에 전 변호사는 “인생은 짧고 고단하고 할 일은 태산같다”며 “제가 21대 국회의원? 인생사는 장담 못하지만 그럴 일은 99% 없다”고 했다.

전 변호사는 “지금 아니면 한국당에 기회는 없다”며 “쇄신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이를 뒤엎을 불순세력은 등장할 수가 없다. 그걸 믿기 때문에 이번에 투신하는 것”이라고 조강특위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전원책 조강특위 위원#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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