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선수서 국가대표로… 박지수의 반전 드라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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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2기 수비수로 깜짝 발탁… 올시즌 돌풍 경남 철벽 방어의 핵
벤투 “내가 원하는 모습 보여”
우루과이전 수아레스 막을 듯

경남FC의 중앙수비수 박지수가 1일 발표된 ‘벤투호 2기’에 이름을 올리며 생애 처음 축구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지수는 올 시즌 경남이 리그 최저 실점 3위를 기록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남FC의 중앙수비수 박지수가 1일 발표된 ‘벤투호 2기’에 이름을 올리며 생애 처음 축구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지수는 올 시즌 경남이 리그 최저 실점 3위를 기록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9)의 선택은 수비 안정이었다. 12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우루과이(서울월드컵경기장), 16일 70위 파나마(천안종합운동장)와의 평가전을 대비해 뽑은 ‘벤투호 2기’는 ‘1기’를 중용하며 수비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 벤투 감독은 9월 평가전 때 중용한 기존 대표팀 멤버 20명에 5명을 추가한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관심의 초점은 생애 처음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단 박지수(24·경남).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의 ‘돌풍’ 경남의 철벽 방어를 책임지고 있는 중앙수비수다. 벤투 감독은 “박지수는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술력도 좋다. 중앙수비수로 테스트하겠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9월 칠레와의 평가전 때 백패스 실수로 구설에 오른 수비수 장현수(FC 도쿄)도 다시 뽑았다. 벤투 감독은 “(경기에서 나오는) 수많은 동작과 상황 판단을 보고 판단하지 한 장면으로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다. 장현수는 9월 A매치 2경기를 잘 치렀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부상과 컨디션 악화 등의 이유로 1기에는 들지 못했던 수비 자원 박주호(울산)도 선발했다. 벤투 감독이 이렇게 수비수를 중용한 배경에는 세계 55위 한국이 루이스 수아레스(FC 바르셀로나),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 등 화려한 멤버를 보유하고 있는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하려면 수비 안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대표인 미드필더 이진현(21·포항)도 처음 A대표팀에 승선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수문장 조현우(대구) 등 러시아 월드컵 대표도 부름을 받았다. 최전방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부상으로 빠진 대신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이 2년 만에 대표팀 출전 기회를 얻었다. 아시아경기 금메달 파트너인 1992년생 동갑내기 공격수 손흥민(토트넘) 황의조(감바 오사카)도 다시 뽑혔다.

박지수는 험난한 축구 인생을 걸어와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인천 유소년팀에서 축구를 시작해 2013년 인천에서 프로에 데뷔했지만 1년 만에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4부 리그 격인 K3리그의 의정부FC에 입단해 재기를 노렸고 2015년 2부 리그에 있던 경남에 입단해 팀의 중심 수비수로 거듭났다. 올 시즌 그는 경남(37실점)이 전북(24실점)과 울산(36실점)에 이어 리그 최저 실점 3위를 기록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박지수는 “이 순간 그동안 뒷바라지해 준 부모님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축구를 포기하고 싶었을 정도로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니 이번 기회를 꼭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헤딩력과 빠른 발 등의 장점을 살려 벤투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해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박지수의 발탁은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K리그에서도 대표팀 차출을 향한 경쟁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벤투호 2기의 상징적인 선발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우루과이(6만4174석), 파나마(2만5486석) 경기 티켓이 발매 3시간 만에 모두 팔려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그대로 보여줬다. 축구대표팀 평가전은 지난달 코스타리카(고양종합운동장·3만5922석), 칠레(수원월드컵경기장·4만760석)에 이어 4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벤투호 2기’ 명단(25명) ▽골키퍼=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오사카), 조현우(대구) ▽수비수=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 장현수(FC 도쿄) 김민재 이용(이상 전북) 박지수(경남) 김문환(부산) 홍철(수원) 박주호(울산) ▽미드필더=황인범(대전)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정우영(알 사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남태희(알두하일 SC) 이진현(포항) 이승우(베로나) ▽공격수=이재성(홀슈타인 킬) 손흥민(토트넘) 문선민(인천) 황희찬(함부르크 SV)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 황의조(감바 오사카)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경남 박지수#남자 축구 국가대표#벤투호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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