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통신, 리용호 유엔연설 축약 보도…제재 완화 주장 빠져

  • 뉴스1
  • 입력 2018년 9월 30일 2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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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신뢰조치 촉구 핵심은 같지만 일부 내용 생략
“일방적 핵 해제 절대 없다” 등 대외용이었던 듯

리용호 북한 외무상.(유엔 제공) © News1
리용호 북한 외무상.(유엔 제공) © News1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 총회 연설 내용을 축약 보도했다. 외신의 주목을 받았던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거나 “제재가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발언은 포함되지 않았다.

통신은 이날 북한 대표단장인 리 외무상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73차 유엔총회 전원회의에서 연설했다며 핵심 내용을 소개했다. 연설문은 5200여자 분량이었는데 보도 내용은 1700여자로 3분의 1 정도 길이였다.

통신은 리 외무상이 북미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신뢰 조성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우리는 보지 못하고 있다”며 “이행이 교착에 직면한 원인은 미국이 신뢰조성에 치명적인 강권의 방법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미국의 정치적 반대파들은 순수 정적을 공격하기 위한 구실로 우리 공화국을 믿을 수 없다는 험담을 일삼고 있으며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일방적 요구를 들고 나갈 것을 행정부에 강박해 대화와 협상이 순조롭게 진척되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고 있다”는 리 외무상 발언을 전했다.

리 외무상의 유엔 연설 가운데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발언은 통신에 소개되지 않았다.

리 외무상이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라거나 “(핵) 시험들이 중지된 지 언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제재결의’들은 해제되거나 완화되기는커녕 토 하나 변한 것이 없다”라며 5차례에 걸쳐 제재를 언급한 부분도 모두 빠졌다.

북한은 그동안 북미정상회담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외교적 성과로 널리 홍보해온 만큼 회담이 잘 진척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표현은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일방적 핵무장 해제’ 등 표현이 내부 구성원들의 동요 혹은 적개심을 일으키거나 제재 완화·해제에 대한 요구가 조바심을 내는 것처럼 비치는 것을 우려했을 가능성도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일반 주민들이 접하는 매체는 아니지만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조선중앙TV를 비롯한 대내 매체 보도 내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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