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아웃렛 진출… 대구 유통시장 판도 바뀌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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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 14일 개점… 신세계-현대 2강 구도 강화 예상
도심 외곽 위치한 롯데아울렛 긴장… 고객 이동 등 유통업계 추이 촉각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이 14일 대구 동구 신천동 옛 대백아울렛 자리에 문을 연다.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은 현대백화점이 지방에 처음 선보이는 아웃렛 매장이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이 14일 대구 동구 신천동 옛 대백아울렛 자리에 문을 연다.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은 현대백화점이 지방에 처음 선보이는 아웃렛 매장이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이 대구에 아웃렛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지역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4일 대구 동구 신천동 옛 대백아울렛 자리에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을 연다. 현대백화점이 지방에 처음 선보이는 아웃렛이다. 올 7월 대구백화점과 지상 8층, 지하 6층, 영업면적 2만8500m² 규모의 건물을 10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맺었다.

‘도심 속 세련되고 편안한 아웃렛’을 표방하는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은 상품 기획에 공을 들였다. 입점 브랜드는 총 200여 개로 기존 대백아울렛보다 20여 개 늘렸다. 대구지역의 아웃렛 중 입점 브랜드 수가 가장 많다는 게 현대 측의 설명이다. 같은 자리에서 개점 1년여 만에 문을 닫은 대백아울렛은 사실상 브랜드 경쟁력이 낮은 탓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다.

현대는 가족 단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 템퍼 실리트 등 리빙, 탠디 미소페 등 제화, 시슬리 지오다노 등 영캐주얼 브랜드를 대거 보강했다. 캠브리지 템퍼 플랙진 등 28개 브랜드는 지역 아웃렛에서 첫선을 보이는 브랜드다. 유명 브랜드의 재고 상품을 직접 매입해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매장도 선보인다.

지역 유통업계는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 개점으로 신세계와 현대의 2강 구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1년 개점한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2016년 지역에 진출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매출 1위 타이틀을 내줬다. 현대가 이번에 아웃렛을 개점한 것은 신세계에게 넘어간 고객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은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다. 직선거리로 불과 73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대가 잘만 한다면 당초 대백아울렛이 노렸던 신세계 쪽 고객 흡수 전략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 개점에 따른 영향이 예상되는 곳은 롯데다. 도시 외곽에 있는 롯데아울렛 이시아폴리스점과 대구율하점의 고객이 현대 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은 연매출 1500억 원을 목표로 잡았다. 이는 지역의 아웃렛 중 매출 1위인 롯데아울렛 이시아폴리스점의 연매출과 비슷한 규모다.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대구백화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선 현대의 자사 고객 분산으로 오히려 기존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매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과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직선거리로 3.3km 떨어져 있다. 현대가 아웃렛과 백화점 두 곳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무료주차권과 쿠폰북을 고객에게 나눠주는 등 협업 마케팅에 나선 까닭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지역 유통업계는 당장 뚜렷한 움직임은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시장 흐름이나 매출 추이를 지켜보고 필요하면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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