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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발에… 연호공공주택지구 공청회 또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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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발에… 연호공공주택지구 공청회 또 무산 위기

박광일 기자 입력 2018-09-12 03:00수정 2018-09-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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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무산 이어 14일 다시 개최… 정식 지구지정 앞두고 거세게 반발
대구시는 중재 권한 없다며 외면
대구 수성구 연호공공주택지구 예정지 주민들이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토교통부와 LH의 사업 추진에 반대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군월드 제공

“피맺힌 그린벨트 50년! 내 땅도 국가 땅?”

“강제수용 웬 말인가! LH가 나를 죽인다!”

11일 대구 수성구 연호동 연호공공주택지구 예정지. 논밭 사이에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는 마을 곳곳에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택지 개발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이곳은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몇 안 되는 노른자위 땅이다. 국토부와 LH는 2023년까지 이 일대 89만7000여 m² 터에 대구 법조타운 이전과 함께 3800여 채의 공공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한 60대 여성은 “수십 년간 마을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도 제대로 못하고 큰 불편을 겪으면서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개발한다고 주민들을 떠나라고 한다”며 “수성구의 집값이 비싸 보상금만으로는 주변에 마땅히 이사 갈 곳을 구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연호지구에 대한 국토부의 정식 지구지정을 앞두고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주민들은 생존권과 재산권을 이유로 주거지를 사업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업시행자인 LH는 계획 변경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구시는 중재 권한이 없다며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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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14일 수성구청에서 연호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지난달 23일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에서 예정됐던 공청회가 주민 반발로 한 차례 무산돼 다시 여는 것이다. 당시 주민들은 공청회 장소가 협소하고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아 상당수의 주민이 참석하지 못했다며 다시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번 공청회도 파행이 예상되고 있다. 주민들은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공청회가 아닌 사업 전반에 대한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현재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는 토지를 감정가로 보상할 경우 손해가 막심하다며 사업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현실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이날 공청회도 무산될 경우 지구지정 등 연호지구 사업이 전반적으로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을 마치고 착공을 앞둔 단독주택 단지가 사업 대상에 포함된 것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중소 건설사 군월드는 수성구 이천동에 47채 규모의 단독주택 단지 조성을 추진해 왔다. 2016년 다른 건설사가 승인을 받은 사업을 인수했고, 지난해 분양을 완료했다. 그러나 올해 5월 LH가 연호지구 사업을 발표하며 공사가 중단됐다. 건설사는 부도 위기에 처했고 분양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LH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이미 사업 계획이 발표된 만큼 마을을 사업 대상지에서 제외하기 어렵다”며 “토지는 감정가로 보상하지만 이주자 택지를 조성원가 이하로 제공하고, 단독주택 단지도 대체부지 제공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사업 주체가 아니어서 권한이 없다”며 “주민들의 민원을 국토부와 LH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진 연호공공주택지구주민대책위원장은 “그린벨트로 묶인 상태에서 감정가로 보상받으면 금액이 턱없이 낮아 이주자 택지를 구입할 수 없다”며 “대구시는 당초 6000가구로 계획했던 것을 3800가구로 줄여달라고 요구해 LH가 수용했던 만큼 권한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사업 계획이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다”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지구지정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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