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워싱턴에 휘몰아치는 ‘후던잇’ 게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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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고위관리의 익명 기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흥분해서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필자는 비겁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고위관리의 익명 기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흥분해서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필자는 비겁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전 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전 워싱턴 특파원
지난주 미국 워싱턴이 시끄러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와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행정부 고위관리의 익명 기고로 초강력 원투 펀치를 얻어맞았습니다.

△Op-ed sparks high-stakes whodunit in Washington.

관심을 끄는 것은 NYT 기고(op-ed) 내용뿐 아니라 기고문의 필자가 누구냐는 것입니다. ‘누가 그런 기고문을 썼느냐’를 길게 문장으로 만들 필요 없이 ‘whodunit’이라는 한 단어로 썼습니다. 원래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을 때 쓰는 말로 “Who has done it(누가 그짓을 했느냐)?”의 줄임말입니다. △“Only the Obama WH can get away with attacking Bob Woodward.”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 기자에게 “바보” “거짓말쟁이” 등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5년 전만 해도 우드워드 기자를 존경하는 듯한 트윗을 날렸습니다. 2013년 우드워드 기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책을 써서 당시 백악관 관리들로부터 엄청 시달렸습니다. 당시 트럼프는 “오바마의 백악관이야말로 (유명하고 존경스러운) 밥 우드워드를 공격하고도 살아남는 유일한 행정부”라는 트윗을 날린 적이 있습니다.

△“How many individuals are there in the administration who fit the bill?”

미국인들은 NYT가 기고문 필자라고 소개한 ‘행정부 고위관리(senior administration official)’라는 단어에 꽂힌 듯합니다. 한 독자가 “지금 행정부에서 ‘고위관리’ 카테고리에 몇 명이 들어가느냐”고 물어봅니다. NYT는 솔직하게 “우리도 잘 모른다(We don‘t know either)”고 답합니다. ‘고위(senior)’의 명확한 기준이 없으니까요.

△“The book is a total BS.”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우드워드 기자의 신간을 “완전 헛소리(total BS)”라는 한마디로 일갈합니다. BS는 ‘bullshit’의 줄임말입니다. 욕이나 비속어를 이렇게 줄여서 말합니다. 이러면 욕하는 것처럼 안 들리니까요. ‘Total BS’는 더 간단히 ‘TB’라고 하기도 합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전 워싱턴 특파원
#트럼프#백악관#후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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