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하반기 배당주에 주목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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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올해 초 시장 전망과 달리 국내 증시는 수개월째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한국 시장에 여전히 자신감이 없는 모습이다.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무색할 만큼 ‘큰손’ 연기금의 투자도 부진하다.

눈여겨볼 점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선임 이후 본격화될 연기금의 자금 집행과 투자 방향이다. 국민연금은 기금 고갈 논란과 수익률 부진 등으로 국민의 관심이 높다. 부정적인 여론을 달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즉각적인 수익률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 이익을 올리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은 향후 국내 주식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해외주식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패시브 투자(시장 수익률 추종)’ 위주인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성향을 고려할 때 배당주는 가장 선호할 만한 선택지다. 국내 기업 가운데 주주 환원 정책과 배당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기업의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1.7%로 선진국, 신흥국과 비교해 최저 수준에 가까웠다. 한국과 산업구조가 비슷한 대만은 3.8%였다. 반대로 생각하면 한국은 아직 오를 여지가 많다는 의미다. 배당수익률이 1.0%포인트만 올라도 국내 증시에 130조 원가량을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배당이익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으로 연기금이 주주 환원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요구할 가능성도 커졌다. 기관이 기업을 평가할 때 주주 가치 상승, 책임투자,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이 주요 평가 지표로 활용될 것이다. 특히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운용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일본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일본 공적연금(GPIF)은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여부를 30% 반영한다. 자산운용사의 보수에도 차별화를 둬 기관투자가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유도했다. 일본 기업들은 중장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제시하는 등 기관투자가와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게 됐다.

결국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은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거나 배당 수익률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이다. 개인투자자들도 일회성 이슈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지속 가능성이 높은 정책을 고려해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하반기(7∼12월) 배당주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배당주#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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