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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부인은 ‘방수진’? 실명 둘러싸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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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부인은 ‘방수진’? 실명 둘러싸고 논란

지명훈 기자 입력 2018-09-11 03:00수정 2018-09-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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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욱 전남이순신연구소장, 국보인 ‘서간첩’ 근거로 주장
일부선 “충무공 장인 이름” 반박
현충사에 보관 중인 국보 76호 ‘이충무공서간첩(書簡帖)’. 편지의 왼쪽 상단 메모에 적힌 이순신 장군 가계의 이름들 가운데 ‘처 방수진’(네모 안)의 해석을 놓고 학계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 제공
충무공 이순신 장군 부인의 실명이 방수진(方守震)인지를 놓고 학계에서 논란이 뜨겁다.

이 논란은 노기욱 전남이순신연구소장이 최근 현충사에 보관 중인 국보 76호 ‘이충무공서간첩(書簡帖)’을 근거로 이순신 장군 부인의 실명이 방수진이라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노 소장은 “서간첩을 상세히 살펴보던 중 한 편지의 상단에 이순신 장군 가계의 이름들을 적은 메모를 발견했는데, 여기에 ‘처(妻) 방수진(方守震)’이라는 문구가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토대로 ‘이순신과 아내 방수진’이라는 소책자를 저술해 8일 전남 해남에서 열린 명량대첩축제 세미나에서 발표했다. 이순신 장군 부인의 실명이 사료를 근거로 제시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드라마나 소설 등에서 ‘방연화’ ‘방태평’ 등으로 소개됐지만 근거가 명확치 않았다.

이 서간첩은 이순신 장군이 영암에 사는 연주 현씨 문중의 지인에게 보낸 친필 편지를 모은 것으로 한 편지의 상단에 충무공 가족 20명가량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메모는 아래 편지와는 내용이 무관하고 서체도 달라 나중에 누군가 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학계에서는 방수진은 이순신 장군의 부인이 아니라 장인의 이름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제장명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장은 “메모 가운데 ‘처 방수진’과 나란히 ‘외(外) 변수림’이라고 적혀 있는데 변수림은 이순신 장군 어머니의 아버지(외조부)다”라며 “이런 기록 방식에 비춰볼 때 ‘처 방수진’은 ‘처의 아버지 방수진’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충무공전서’에는 이순신 장군 장인의 성함이 ‘방진(方震)’으로 나온다. 그런데 그를 방수진으로 적은 것은 보성 군수(郡守)를 지낸 것을 표시하기 위해 이름 앞에 벼슬을 지칭하는 말(守)을 넣었기 때문이라는 게 많은 학자의 견해”라고 덧붙였다. 제 소장은 “조선시대에는 여성 이름을 문서에 기록하지 않았다. 족보의 가계도에도 시집간 딸 대신 사위 이름을 올렸다. 더구나 자식의 이름에 일부라도 부친의 함자를 쓰지 않았으며 딸의 경우 더욱 그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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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태 문화재전문위원은 “당시 다른 문헌의 해석 방식으로 미루어 볼 때 서간첩 메모의 ‘처’와 ‘외’ 등은 ‘처부(妻父)’와 ‘외부(外父)’ 등으로 봐야 한다”며 “방진이 방수진인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 하더라도 방수진을 장군의 아내 실명으로 보는 해석은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는 이 같은 의견을 전남도에도 보냈다.

이에 대해 노 소장은 “서간첩 메모 가운데 다른 사람들은 벼슬을 병기할 때 이름 다음에 적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름 앞에 벼슬을 넣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고문서 해석은 글자 그대로 해야 마땅하며 그런 측면에서 방수진은 이순신 장군 부인의 실명이라고 봐야 한다”고 재반박했다. 그는 “아들이 없었던 방진은 딸을 애지중지해 전 재산을 물려주었고, 그래서 자신의 혼을 이어가도록 이름 일부를 쓰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 조선 중기까지는 여성의 위상이 높아 충분히 그럴 만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난중일기’를 번역한 박종평 이순신연구가는 “서간첩의 메모는 이순신 장군의 후손까지 적시된 것으로 미뤄 편지가 오간 1589년보다 100∼120년 후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때는 이미 조선 후기로 사회적으로 여성의 이름을 기록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며 “문헌학 여성학 등 다양한 분야가 참여해 보다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이순신#방수진#충무공#서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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