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건강도… 마라톤은 많은 것을 주네요” 마스터스 부부 이병도-목영주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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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서 만나 작년 12월 결혼… 세계 곳곳 대회 여행 겸해 출전
“10월 ‘경주국제’도 당연히 함께”

마라톤으로 만나 결혼한 이병도 씨(오른쪽)와 아내 목영주 씨는 각종 마라톤대회에 함께 출전하며 사랑을 키우고 있다. 두 사람은 10월 21일 열리는 동아일보 2018 경주국제마라톤에 함께 출전한다. 사진은 올 4월 런던마라톤을 완주한 뒤 모습. 이병도 씨 제공
마라톤으로 만나 결혼한 이병도 씨(오른쪽)와 아내 목영주 씨는 각종 마라톤대회에 함께 출전하며 사랑을 키우고 있다. 두 사람은 10월 21일 열리는 동아일보 2018 경주국제마라톤에 함께 출전한다. 사진은 올 4월 런던마라톤을 완주한 뒤 모습. 이병도 씨 제공
직장인 부부 이병도(34), 목영주 씨(35·여)는 올가을 특별한 나들이에 나선다. 천년의 고도 경주에서 가을을 만끽하는 42.195km의 여정. 10월 21일 열리는 동아일보 2018 경주국제마라톤이다.

6일 출근길에 만난 이 씨는 출근 복장 안에 러닝복을 갖춰 입고 있었다. 기록을 재기 위한 전자시계도 찼다. 서울 구로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하는 그는 일과를 마치면 당산동 집까지 달려서 퇴근한다. 직선거리로는 5km 남짓이지만 안양천변을 지나는 10km 코스를 직접 골라 달린다. 경주국제마라톤을 위한 훈련이다. 주말 훈련까지 더해 일주일에 100km 달리기를 꼬박 채운다.

이 씨는 지난해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남자부 30대 부문 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서울국제마라톤 3위(2시간32분12초), 경주국제마라톤 4위(2시간38분16초)를 기록했다. 올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2시간32분19초로 6위에 올랐다. 경주국제마라톤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 올해의 선수상 30대 부문 2회 연속 수상이 목표다.

이 씨는 스무 살이 되던 해 부모님 지인의 소개로 마라톤에 입문했다. 그는 이 씨에게 “마라톤이 얼마나 어려운 운동인지 알려주겠다”며 ‘풀코스 4시간 30분’부터 기록을 30분 단축할 때마다 금 한 냥씩을 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고 했다. 매해 기록을 4시간 30분, 4시간, 3시간 30분까지 차례로 줄인 이 씨는 금 한 냥을 당시 시세로 환산해 70만 원씩 세 번을 받았다고. 마라톤을 시작한 지 4년 차가 되던 2007년에는 ‘서브 스리(3시간 미만)’를 달성했다. 2008년에는 세계 최대의 대회로 꼽히는 보스턴마라톤에도 참가했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결혼한 새신랑. 아내를 만난 것도 마라톤 동호회에서다. 훈련이 끝난 후 마련된 회식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것이 인연이 됐다. 이 씨는 당시 고량주를 마시고 취한 자신을 챙겨주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반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마라톤이 이어준 인연이죠. 마라톤이 제게 준 게 너무 많네요. 하하.” 올해 경주마라톤 10km에 출전하는 아내는 누구보다 든든한 파트너다.

부부는 올해 4월 런던마라톤도 함께 다녀왔다. 이들 부부에게 마라톤은 운동이자 취미이고 여행이다. 이 씨가 꼽는 경주마라톤의 매력은 뭘까. “경주는 주로가 정말 예뻐요. 마라톤을 안 했다면 이렇게 예쁜 도시인 줄 몰랐을 거예요. 차로 지나갔다면 몰랐을 예쁜 풍경들이 달리면서 보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죠. 사진 찍은 것처럼요.” 경주마라톤은 첨성대, 대릉원 등 천년고도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대회다. 코스 곳곳에 펼쳐진 분홍색 억새풀 ‘핑크뮬리’도 장관이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경주국제마라톤#마라톤#이병도#남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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