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5배 강한 ‘녹슬지 않는 철’로 승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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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 골든타임을 지켜라]연구개발-판로확대서 살길 찾아야
국내 사업체 10년새 2배로 늘어… “정부가 구조조정 나서야” 지적도

20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포스맥 생산공장에서 주교하 용융도금 파트장(왼쪽)이 생산된 포스맥을 살펴보고 있다. 포스코 제공
20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포스맥 생산공장에서 주교하 용융도금 파트장(왼쪽)이 생산된 포스맥을 살펴보고 있다. 포스코 제공
20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포스맥 생산공장. 굉음을 내는 생산라인 롤러 사이로 풀린 코일(두루마리 형태의 철강 제품)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롤러에서 표면처리를 거친 코일은 ‘폿(Pot)’이라 불리는 항아리 형태의 용기에 담겼다 빠져나왔다. 폿 안에는 400도가 넘는 고온 액체 형태의 아연과 마그네슘, 알루미늄이 포스코만 아는 비율로 섞여 있다. 이 원료를 코일에 도금하면 기존에 많이 쓰이던 아연 도금강판보다 5배 이상 부식에 강한 ‘녹슬지 않는 철’, 포스맥이 생산된다. 포스맥은 포스코가 2010년 개발에 착수해 2013년 12월 양산에 성공한 ‘초고내식 합금 도금강판’이다.

주교하 포스코 냉연부도금공장 용융도금 파트장은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포스맥 개발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포스맥은 태양광발전소, 건물 외장재 등에 쓰이고 있다. 지난해 약 20만 t이 팔렸고 올해는 약 30만 t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 등 대형 철강사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판로 확대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하지만 범용제품 비중이 높은 여러 업체는 “정부가 철강 분야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철강 분야 사업체는 2007년 3923개에서 2016년 5855개로 늘었다. 국가 규모에 비해 너무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대부분 내수에 몰리는데, 시장이 한정되다 보니 ‘포화 상태’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위기를 방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기업도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지만 ‘저가 중국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철강제품 안전기준을 높여 중국산을 방어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나온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철강에는 관세가 붙는데, 중국산이 한국으로 들어올 때는 ‘무관세’ 혜택을 받는 무역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입철강 무관세’는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합의 이후 시행됐는데 철강업계가 위기인 만큼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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