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정구 우승 시동… ‘금3 직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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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단식 김진웅 홈팀 선수 격파, 4강서 눌렀던 김동훈도 동메달
오늘은 혼합복식서 금메달 도전

앙상해진 얼굴, 까맣게 그을린 두 다리에는 덕지덕지 테이핑이 붙어 있었다. 그런 그를 보고 평소 동료들은 “늘 앞서 달리더니 뼈만 남은 거 같다”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정구에 첫 금메달을 안긴 ‘코트의 독종’ 김진웅(28·수원시청)이었다.

김진웅은 29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의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결승에서 알렉산더 엘버트 시(인도네시아)를 4-2로 꺾고 우승했다.

경기 후 다리 경련으로 코트에 쓰러진 김진웅은 “4월부터 훈련을 위해 같이 고생한 동료들과 지도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단식 우승도 좋지만 남은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 다같이 웃으며 귀국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날 비로 경기가 순연되면서 김진웅은 이날 하루에 8강전부터 내리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8강전에서 북한 리충일 4-2로 꺾은 뒤 4강전에서는 김동훈(순천시청)을 4-1로 눌렀다.

정구 첫 금 남자단식 김진웅. 한국실업정구연맹 제공
정구 첫 금 남자단식 김진웅. 한국실업정구연맹 제공
경기장을 가득 메운 인도네시아 홈팬의 일방적인 응원과도 맞서야 했던 결승에서 김진웅은 2-0으로 앞선 뒤 3-1에서 게임을 내줘 위기를 맞았으나 6번째 게임을 따내 승리를 확정지었다.

김경한 대표팀 감독은 “백핸드 슬라이스에 의한 쇼트가 잘 먹혔다. 첫 번째 서브 확률이 좋아서 선제공격이 잘 됐다”며 “무엇보다 좋았던 건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이었다”고 칭찬했다.

안성고와 한경대를 졸업한 김진웅은 올해 태극마크를 단 뒤 4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매일 반복되는 운동장 10바퀴(4km)를 돈 뒤 산악 달리기(4km)로 연결되는 대표팀 체력 프로그램에서 그는 늘 35분 이내로 맨 먼저 주파했다. 다른 정구 대표선수들의 평균 기록은 40분을 넘겼다.

대한정구협회가 이달 초 배포한 선수 프로필에 그의 신체조건은 180cm, 68kg로 돼 있다. 최근 그의 몸무게는 63kg까지 떨어졌다. 결전을 앞두고 훈련량을 더욱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대표팀 유영동 코치는 “팔렘방 도착 후 현지 적응을 마쳐야 한다며 38도 날씨에도 공을 치다 탈수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진웅 경기 사진. 대한정구협회 제공
김진웅 경기 사진. 대한정구협회 제공
다음달 18일 군 입대 영장을 받은 김진웅은 이번 금메달로 병역 특례 혜택까지 받게 됐다.

그의 우승으로 한국 정구는 2010년 광저우 이요한, 2014년 인천 김형준에 이어 아시아경기 이 종목에서 3회 연속 챔피언을 배출했다. 4강에서 김진웅에 패한 김동훈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아시경기에서 7개 전종목 우승을 휩쓴 한국 정구는 5개 종목으로 줄어든 이번 대회에서 3개 이상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30일에는 김기성(창녕군청)과 문혜경(NH농협은행), 김범준(문경시청)과 김지연(DGB대구은행)이 혼합복식 우승을 노린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정구#김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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