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시대착오적 대결책동”… 中외교부 “한국 이익에 부합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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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미훈련 재개’ 언급에 반발

“미국이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지 않는 게 한국의 이익과 바람에 부합하는가?”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더는 중단할 계획이 없다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발언이 중국이 계속 강조해온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 동시 중단)에 부합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이렇게 반문했다. 매티스 장관의 발언이 중국의 이익과 바람인 쌍중단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화 대변인은 “관련국들은 상대방의 합리적 우려를 고려해야 하고 더 많은 성의와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며 매티스 장관의 발언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각국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중요한 합의를 확실히 이행하기를 바란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정치 해결 과정을 계속 추진해야 각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관차저왕(觀察者網)은 매티스 장관의 발언을 “다음 순서로 한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면서 “북-미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상당히 미묘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6월 미국이 8월로 예정됐던 한미 연합 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을 때 중국은 그동안 주장해 왔던 쌍중단이 실현됐다고 환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중국은 향후 미국이 실제 군사훈련 재개 움직임을 보일 경우 공개적으로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UFG 잠정 중단을 발표한 6월 19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3차 정상회담을 했다. 아사히신문은 시 주석이 5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열린 2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한미 군사훈련 중단 요구를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한미 훈련 중단 발표 당시 정례브리핑에서 “사실상 중국의 쌍중단 제의를 실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쌍중단을 강조해 온 중국이 한미 훈련 중단에 매우 적극적이었음을 보여준다. 9월이 유력한 시 주석의 방북 때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이 문제를 포함해 북-미 협상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29일 선전매체들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장본인은 미국”이라며 비난 강도를 높였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미국이 북남 사이의 판문점선언 이행을 가로막고 6·12 조미(북-미) 공동성명에 배치되게 침략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집요하게 추구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북남 관계 개선과 조선반도 평화 정착을 한결같이 바라는 온 겨레와 국제사회의 지향에 대한 난폭한 유린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다른 기사에서도 7, 8월 일본, 필리핀, 한국 진해 해군기지에서 진행된 미군 특수부대 훈련을 거론하면서 “싱가포르 조미 공동성명의 이행에 찬물을 끼얹는 극히 도발적이고 위험천만한 군사적 움직임”이라고 비난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황인찬 기자
#한미훈련 재개#한미군사훈련#한반도 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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