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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인정받지 못해도 멈출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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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인정받지 못해도 멈출 수 없는 것”

정양환기자 입력 2018-08-29 03:00수정 2018-08-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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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 도전기 담은 다큐영화 ‘슬리퍼스 인 베니스’ 공개한 김승민 큐레이터
23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자신이 만든 다큐멘터리 ‘슬리퍼스 인 베니스’의 포스터를 설명하는 김승민 큐레이터.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우리는 미술을, 아니 예술을 왜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맨몸으로 부딪쳐 보고 싶었습니다. 인정이나 대접 받지 못해도, 왜 아티스트는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걸까요. 해답을 찾았냐고요? 그건….”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김승민 큐레이터(38)는 한마디로 ‘스스로 가시밭길을 걷는 이’다. 영국 런던대에서 미술사 석사학위를 딴 뒤 한국현대도자전,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 등 중량감 있는 전시 80여 개를 기획했다. 주영 한국문화원 전시기획자로도 일하며 ‘우아하고 평탄한’ 삶을 보내기 충분한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그는 남들이 정해놓은 루트를 따라가질 않았다.

23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공개한 ‘슬리퍼스 인 베니스’는 김 큐레이터가 어떤 나침반을 지녔는지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5년 5월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에선 정규 행사만큼 화제가 됐던 이벤트가 있었다. 당시 그가 비엔날레에 초대받지 않은 작가 강임윤 구혜영 김덕영 등 8명과 함께 ‘게릴라성 전시’를 연 것. 사비를 쏟아부어 가며 “다윗이 골리앗에 맞서는 기분”으로 진행한 전시는 관람객 6000여 명이 몰리고 유럽 유명 매체가 소개할 정도로 이목을 끌었다. ‘슬리퍼스…’는 그 동명의 전시 전후에 있었던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베니스는 미술인에게 올림픽과 같은 무대입니다. 거기서 무명에 가까운 우리가 ‘판’을 바꿔 보려고 한 거죠. 큐레이터인 저는 그런 아티스트들에게 자리를 깔아준 사람이고요. 영화 역시 또 다른 ‘전시의 공간’이라 여겼습니다. 단발성으로 끝내지 않는, 하나의 ‘울림’을 간직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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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고된 작업이었지만 그는 결국 다큐멘터리를 완성했다. ‘설국열차’를 편집했던 최민영 감독과 2007년 영국 터너상 수상자인 마크 월린저, 전 ‘삐삐밴드’ 멤버였던 이윤정 등이 힘을 보탰다. 최근 영화 ‘독전’에 출연해 주목받는 배우 이주영도 출연했다. 김 큐레이터는 “다들 고맙게도 예술을 향한 꿈의 도전이란 취지에 공감해 줬다”며 “세계적인 국제영화제에도 출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화에 그 무모한 도전의 답이 나오느냐고요? 하하.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하나는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예술가는 답을 주는 게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게 목적이 돼야 한다는 걸요. 우리의 질문은, 이제 시작입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을 거고, 만족하지도 않을 거예요.”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김승민 큐레이터#슬리퍼스 인 베니스#다큐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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