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책의 향기]남성적 시각에 갇힌 우리문학의 틀을 깨다
더보기

[책의 향기]남성적 시각에 갇힌 우리문학의 틀을 깨다

조윤경 기자 입력 2018-08-25 03:00수정 2018-08-25 04:12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페미니스트 시각으로 읽는 현대문학사/권보드래 외 12인 지음/428쪽·1만6000원·민음사
“한국문학사의 ‘명예’로 간주되던 작가들의 이름이 행여 ‘문학적 권위’라는 명분으로 정당화돼 온 가부장적 지배질서의 지표들은 아닌지 의심해 보게 됐다.”

이 책은 페미니스트의 시각과 감수성, 문제의식으로 한국 근현대 문학사를 돌아본다. 지난해 총 10회에 걸쳐 진행한 강좌를 정리하고 보완해 묶었다. 1970년대 진보 문학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남성 노동자 계급의 민족주의나 국가주의 명분을 위해 하층민 여성을 동원한 성산업의 일면을 드러낸다. 삼남매 중 막내딸인 ‘영희’는 철거된 집의 입주권을 되찾기 위해 젊은 남자의 승용차를 타고 그의 아파트로 간다. 소설은 이 남성과 영희의 성관계에 대한 설명은 지운 채 매춘을 ‘가족을 위한 희생’, 혹은 ‘효심’으로 미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당대 여성의 소문을 서사화한 ‘모델 소설’로 근현대 소설도 비판한다.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 등 근대 초기 여성 작가들은 남성 작가들에 의해 타자화된 여성 이야기에 맞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학생운동이나 계급투쟁 현장을 여성 참여자의 시각에서 그린 ‘여성후일담’ 소설이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진 서사에 반발한다. 13명의 여성 저자가 근대문학 태동기부터 오늘날 작품까지 주류 문학의 틀을 시기별로 깨부수는 시도가 흥미롭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주요기사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현대문학#페미니즘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