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야유 뒤섞인 ‘농구의 링’서 격렬한 10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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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정식종목 3대3 농구의 세계

프로농구 선수들로 구성된 ‘KBL윈즈’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3 대 3 농구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안영준, 김낙현, 박인태, 양홍석. 이들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체육관과 피트니스센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용인=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프로농구 선수들로 구성된 ‘KBL윈즈’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3 대 3 농구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안영준, 김낙현, 박인태, 양홍석. 이들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체육관과 피트니스센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용인=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아시아경기 3 대 3 농구 국가대표로 나선 ‘KBL윈즈’의 네 선수 김낙현(23·전자랜드) 박인태(23·LG) 안영준(23·SK) 양홍석(21·KT)은 프로농구 각 팀의 주축이 될 유망주로 꼽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첫 정식 종목이 된 3 대 3 농구는 5 대 5 농구와는 많은 면에서 다르다. 선수들은 3 대 3 농구를 통해 앞으로 선수 생활에 도움이 될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 감독은 관중석에

“감독님이 코트 안에 없으니 즉흥적으로 판단해야 할 때가 많아요. 소속 팀에서는 해본 적 없는 경험이죠.”(안영준)

하프코트에서 펼쳐지는 3 대 3 농구에서는 감독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다. 선수 교체나 작전 시간 요청은 선수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팀에서 감독과 선배들의 리드를 따르던 선수들에게는 낯선 경험이다. 주장 안영준은 선수 교체가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3 대 3 농구는 경기 시간이 10분으로 짧지만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한 장뿐인 교체 카드를 잘 활용해야 경기력을 높일 수 있다. 선수들은 경기 중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서로의 상태를 체크한다. 이는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 운영 노하우를 터득하는 기회가 됐다.

○ 훨씬 거친 수비

“압박을 풀어내는 돌파 능력이 중요할 때가 많아요. 거친 수비를 상대로 다치지 않으려면 더 적극적으로 공격해야 하죠.”(김낙현)

3 대 3 농구는 수비가 2명 적은 만큼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그 대신 심판이 파울 콜에 관대해 훨씬 거칠다. 공격 시간은 12초로 5 대 5 농구의 절반이다. 천천히 득점 가능성을 높여가는 플레이보다는 순간적인 돌파 공격이 효과적일 때가 많다. 정한신 대표팀 감독은 “7, 8개의 패턴 플레이를 준비하고 있지만 결국 선수들이 현장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가 중요하다”며 “거친 수비를 돌파해 보는 경험은 장차 선수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뜨거운 태양 아래서

“더위를 정말 많이 타는 편이라 금방 지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해 경기를 빨리 끝내려고 하죠.”(박인태)

경기 중 머리 위로 쏟아지는 열기는 실내 코트에서만 뛰던 선수들에게는 낯설다. 짧은 대회 일정 탓에 한 시간 간격으로 두 경기를 연달아 뛰어야 할 때도 있다.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다음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 감독은 “스트레스를 견뎌내는 것도 훈련의 일부”라고 말한다. 짧은 시간 안에 승부가 결정되는 만큼 집중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선수들은 극한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 훨씬 더 가까운 관중

“관중이 가까이에서 환호하니 함께 호흡하는 느낌이 들어요. 멀리 관객석에 있을 때보다 훨씬 친밀하게 느껴지고 힘도 나죠.”(양홍석)

길거리 농구에서 유래한 3 대 3 농구는 관중석이 경기장에 바로 붙어 있다. 잘한 플레이에 대한 환호도, 못했을 때의 야유도 훨씬 크게 들린다. 배경에 깔리는 디제이의 신나는 음악은 덤이다. 각자 10년 이상 농구선수로 지내온 선수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이다. 이 과정에서 농구 자체에 대한 흥미를 새롭게 발견한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3대3 농구#kbl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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