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계속되는 폭염으로 채솟값에 이어 과일 값까지 치솟는 등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박 소매가격은 9일 기준 2만7407원으로 3일(2만4638원)과 비교해 2769원이 올랐으며 지속적인 인상세를 보이고 있다. 수박 1통 최고값은 3만2900원, 최저가는 2만2000원으로 2만 원대를 훌쩍 넘는다. 한 달 전 수박 가격은 1만6556원으로 작년 같은 날(2만265원)과 평년 가격(1만8599원)과 비교해도 1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
폭염 여파로 수박뿐만 아니라 일부 채소·과일류 가격도 2~3배 이상 상승했다. 이날 양배추 1통 소매가격은 6530원으로 평년 가격인 3010원과 비교해 2배 이상 훌쩍 넘었다. 일주일 전 가격은 5674원, 한 달 전 가격은 2968원이었다.
시금치도 평년 가격의 2배 이상으로 올랐다. 전날 가격은 1kg당 1만7712원으로 평년 가격인 8800원보다 2배 이상 비쌌다. 한 달 전인 5382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비싼 셈이다.
복숭아 역시 올 여름 들어 꾸준히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날 기준으로 복숭아(백도·10개) 가격은 2만905원으로 평년 가격인 1만8831원을 웃돌았다. 일주일 전 가격은 1만8191원으로 2714원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이달 사과와 감귤, 포도, 복숭아 등 주요 과일 도매가격이 일제히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품목별로는 이달 사과(쓰가루 10㎏ 기준)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 3만600원보다 높은 3만1000~3만4000원으로 예상된다. 감귤(하우스온주 1㎏ 기준)과 포도(켐벨얼리 5㎏ 기준)도 각각 5500~5700원, 1만9000~2만1000원에 공급될 전망이다.
복숭아 예상 가격은 레드골드가 10㎏ 기준 3만2000~3만5000원, 천중도백도가 4.5㎏ 기준으로 지난해 1만6500원보다 오른 2만~2만3000원이다. 다만 배(원황 15㎏ 기준)는 저장배 가격 약세 영향으로 지난해(3만7800원)보다 낮은 3만~3만3000원에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농업관측본부는 올해 감귤을 제외한 주요 과일의 생산량이 일제히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품목별로는 사과 14.4%, 배 20.4%, 복숭아 11.6%, 단감 7%, 포도 8.4% 등 생산이 감소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감귤만 1%포인트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과일만 ‘금(金)값’인 게 아니다. 올 초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오뚜기는 지난달 초 라면을 제외한 16개 품목 가격을 최대 27.5% 인상했다. 이에 오뚜기 자른당면은 5100원에서 6500원으로 27.5% 올랐으며 구수한 누룽지(컵)도 1300원에서 1500원으로 15.4% 비싸졌다.
또 3분 햄버거와 3분 미트볼 가격은 기존보다 200원(9.1%) 오른 2400원으로 조정됐다. CJ제일제당은 햇반과 스팸, 냉동만두 등 일부 가공식품 가격을 평균 6~9% 인상했으며 제과업체인 롯데제과, 해태제과, 크라운제과도 올해 들어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폭염에 가뭄, 가축 폐사 등으로 피해가 번지면서 올해에는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