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자전 金 생각 ‘허허허 대표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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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감독 “반드시 꿈 이루겠다”
두 아들 허웅-허훈 “내몫 다할것”

허재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가운데)이 진천선수촌에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함께 출전하는 농구 대표인 장남 허웅(왼쪽), 차남 허훈과 함께 앉았다. ‘혈육 선발’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던 허재 감독은 “아들이 아니라 한 명의 선수일 뿐이다. 특별대우는 없다. 목표로 삼은 2회 연속 금메달만 바라보고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정책브리핑 제공
허재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가운데)이 진천선수촌에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함께 출전하는 농구 대표인 장남 허웅(왼쪽), 차남 허훈과 함께 앉았다. ‘혈육 선발’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던 허재 감독은 “아들이 아니라 한 명의 선수일 뿐이다. 특별대우는 없다. 목표로 삼은 2회 연속 금메달만 바라보고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정책브리핑 제공
말쑥한 흰색 한국 선수단복을 입은 허재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53)은 “감회가 새롭다. 선수 때 생각이 저절로 난다”고 말했다.

7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한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만난 허 감독의 곁에는 똑같은 정장 차림을 한 두 아들이 있었다. 허웅(25·국군체육부대)과 허훈(23·KT)이 농구 대표팀으로 아버지와 함께 결전에 나선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1000명이 넘는 한국 선수단에 부자(父子) 동반 출전은 이들 삼부자가 유일하다. 이들 외에 가족이 함께 나서는 선수들로는 쌍둥이 형제인 복싱 대표 임현철과 임현석, 부부 선수인 레슬링 대표 공병민 이신혜가 있다.

허재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가운데)이 7일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한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자신의 뒤를 이어 농구 대표 선수로 함께 출전하는 두 아들 허웅(왼쪽), 허훈과 카메라 앞에 섰다. ‘혈육 선발’ 논란에 휩싸였던 허재 감독은 “아들이 아니라 한 명의 선수일 뿐이다. 목표로 삼은 2회 연속 금메달만 바라보고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허재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가운데)이 7일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한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자신의 뒤를 이어 농구 대표 선수로 함께 출전하는 두 아들 허웅(왼쪽), 허훈과 카메라 앞에 섰다. ‘혈육 선발’ 논란에 휩싸였던 허재 감독은 “아들이 아니라 한 명의 선수일 뿐이다. 목표로 삼은 2회 연속 금메달만 바라보고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허 감독은 “국제종합대회에서 태극마크가 주는 무게감은 정말 크다. 12명의 대표 선수 모두가 이런 생각을 갖고 코트에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단복을 입고 선수 대표 선서를 했던 그는 현역 시절 3회 연속 아시아경기에 출전해 모두 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6년 서울 대회 은메달을 시작으로 1990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에 이어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지도자로는 이번이 첫 아시아경기다. 한국은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허 감독은 “선수 때 못 이룬 금메달 꿈을 이루는 동시에 타이틀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피는 못 속이는 듯 ‘농구 대통령’으로 불린 아버지로부터 강한 근성과 타고난 운동 감각을 물려받은 포워드 허웅과 가드 허훈도 한배를 탄 만큼 힘차게 노를 젓겠다는 각오다. 지난달 남북 통일농구 출전을 위해 아버지와 함께 평양에도 다녀온 두 선수는 “대표팀에선 감독과 선수일 뿐이다. 다만 몇 분을 뛰더라도 제 몫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허웅은 과감한 돌파와 함께 폭발적인 3점슛이 강점이다. 허훈은 리딩 가드로 경기를 조율하거나 빠른 발과 끈끈한 수비로 대표팀에 투지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 선수는 이정현 박찬희 김선형 등이 상대 수비에 막히거나 경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투입되는 조커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농구협회 한 관계자는 “이종현 김종규 오세근 등 빅맨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허웅이나 허훈 같은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아시아경기 예선 A조에 속한 한국은 대회 개막(18일) 전인 15일 인도네시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허 감독은 “이란과 4강전을 치를 것 같다. 라틀리프를 중심으로 다른 선수들이 잘 받쳐줘야 한다. 체력 안배를 위해 선수들을 고르게 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진천선수촌에서 70일 넘게 합숙 중인 농구 대표팀은 8일 KT, 10일 LG와 연습경기를 치른 뒤 12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허재#허웅#허훈#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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