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광화문서 여성들 4번째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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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편파수사 규탄집회 또 열려… 일부 남성 유튜버, 몰래 생중계도
민갑룡 경찰청장, 현장 직접 찾아

“여성의 분노를 혐오로 왜곡하지 마라.” “우리의 일상은 포르노가 아니다.”

4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붉은 티셔츠를 입은 여성 수만 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올해 5월 시작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4차 집회 참가자들이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온 7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여성이 참가했다.

주최 측인 ‘불편한 용기’가 현장에서 나눠준 공식 구호문에는 △경찰의 편파수사와 약한 처벌 수위 비판 △불법카메라 규제법안 시행 △경찰 여남(女男) 비율 9 대 1 △여성 검찰총장·경찰청장 임명 등이 적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일 국무회의에서 한 ‘원한 발언’에 대한 공개 사과 등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여성들의 성과 관련된 수치심, 명예심에 대해 특별히 존중한다는 것을 여성이 체감할 수 있게 해줘야 여성들의 원한 같은 것이 풀린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다만 이번 시위에는 성차별 수사 외에 정치적 구호가 담긴 피켓은 보이지 않았다. 이전 시위 때와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의 얼굴을 몰래 찍으려는 남성들이 다수 나타났다. 폴리스라인 밖에 서서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또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참가 여성들을 찍다가 경찰에게 저지당한 이들도 있었다. 참가 여성들은 신상 노출을 막기 위해 마스크, 모자, 선글라스 등으로 가렸지만 일부 남성 유튜버는 참가자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 시위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광화문광장을 찾아 집회 현장을 40여 분간 둘러봤다. 민 청장이 시위 현장을 방문한 건 처음이다. 민 청장은 참모들에게 “집회에 필요한 것이나 지원해줄 건 더 없는지 확인하고 물이나 아이스팩 등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한유주 인턴기자 연세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몰카 편파수사 규탄집회#민갑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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