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광 신임 KBL 경기본부장 “농구 ‘키 제한’ 말 안돼… 상한선 없애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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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신 186cm 이하’는 유지 검토

삼성 감독 시절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는 김동광 KBL 경기본부장.
삼성 감독 시절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는 김동광 KBL 경기본부장.
최근 한 프로농구 감독은 외국인 선수 선발을 위한 해외 출장길에 신장 측정 도구를 갖고 다녔다. 전 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국내 리그 신장 제한 규정(장신 200cm 이하, 단신 186cm 이하)에 맞는 선수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 감독은 “선수들에게 키 좀 재자고 했더니 어이없어 하더라. 창피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득점왕 데이비드 사이먼(인삼공사)과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 테리코 화이트(SK)는 신장 초과로 국내 무대를 떠났다.

해외 토픽에까지 소개될 만큼 논란을 빚은 신장 제한 규정이 전면 수정될 예정이다. 최근 프로농구 운영과 규칙, 심판 등을 총괄하는 한국농구연맹(KBL) 경기본부장에 선임된 김동광 전무(64·사진)는 “농구에서 키 제한은 말이 안 된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1∼2cm 차이로 뛸 수 없다는 건 해괴한 룰”이라며 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무는 “신장 상한선은 풀어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다만 단신에 해당하는 186cm 이하 규정은 국내 선수 보호와 함께 스피드와 개인기를 갖춘 외국인 선수가 흥행에 도움 되는 측면이 있어 유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신장 제한은 폐지돼야 한다. 그래야 팀 상황에 맞춘 선발이 가능해진다. 한편 외국인 센터 두 명을 동시에 출전시키지 못하게 하는 등 선수 기용에 대한 제약은 도입될 만하다”고 주장했다.

TV 해설위원 시절 올스타전에서 심판 역할을 맡은 김동광 신임 KBL 경기본부장.
TV 해설위원 시절 올스타전에서 심판 역할을 맡은 김동광 신임 KBL 경기본부장.
국가대표 출신으로 TV 해설위원 활동 당시 ‘미스터 쓴소리’로 불린 김 전무의 KBL 복귀는 경기이사로 3년을 일했던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인삼공사(전신 SBS 포함)와 삼성 감독을 각각 두 번씩이나 지낸 그는 KBL 임원도 두 번째로 맡는 진기록을 남겼다. 김 전무는 “심판 업무까지 관장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 내가 감독으로 일할 때는 심판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다(웃음). 다양한 경험을 살려 감독, 심판들과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신장 제한 규정#한국농구연맹#김동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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