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유엔기에 덮여… 65년만에 ‘집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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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산서 미군유해 55구 송환식… F-16 전투기 추모 ‘수직비행’
주한 美사령관 “숭고한 희생 경의”… 펜스, 하와이 공군기지서 영접
美 “北, 인식표는 단 1개만 보내와”

북한으로부터 돌려받은 6·25전쟁 참전 미군 유해가 1일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송환식에서 운구되고 있다. 유해들은 하와이로 옮겨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등의 영접을 받고 감식 절차를 거친다. 평택=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북한으로부터 돌려받은 6·25전쟁 참전 미군 유해가 1일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송환식에서 운구되고 있다. 유해들은 하와이로 옮겨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등의 영접을 받고 감식 절차를 거친다. 평택=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난달 27일 북한에서 미군 수송기로 이송돼 온 6·25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의 송환식이 1일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거행됐다. 유엔군사령부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당신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We‘ll never forget your sacrifice)’를 주제로 2시간여 동안 엄숙한 분위기에서 의장대 사열과 21발의 예포 등 국가원수급의 예를 갖춰 진행됐다. 65년 만에 귀환하는 용사들을 기리는 추모 열기는 폭염도 무색할 만큼 뜨거웠다.

유해가 든 금속관 55개는 하늘색 유엔기에 덮인 채 격납고에 정렬되어 있었다. 브룩스 사령관은 추도사에서 “북한과의 인도주의적 협력에 힘입어 유해가 송환될 수 있었다”며 “(6·25전쟁 때) 유엔사와 한국군의 후계자인 우리는 숭고한 희생의 수혜자로서 마지막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속관은 회색 밴에 실려 활주로에서 대기하는 2대의 미 C-17 수송기로 하나씩 옮겨졌다. 차량이 수송기 앞에 도착하자 6명의 유엔사 소속 병사가 1구씩 조심스럽게 기내로 운반했다. 그 과정에서 주한 미 공군 소속 F-16 전투기 4대가 한 몸처럼 바짝 붙어서 활주로 상공을 저공비행하다 1대가 솟구치는 수직비행을 했다. 실종된 전우를 기리는 의미라고 유엔사는 전했다. 이날 저녁 수송기들이 잇따라 활주로를 이륙하면서 송환식은 마무리됐다.

유해는 1일(현지 시간) 하와이 히컴 공군기지에 도착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생존한 참전용사들의 영접을 받게 된다. 펜스 부통령의 부친은 6·25전쟁 참전용사이기도 하다. 이후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은 유전자 감식 등으로 유해 신원을 확인해 유족에게 인계하게 된다. 이날 송환식에 참석한 DPAA 관계자는 “유해들은 헬멧, 부츠, 전투장비와 함께 송환됐다”며 “일부 유해는 (미군) 인식표도 있어서 가족들에게 이미 통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55구의 미군 유해를 송환하면서 인식표는 단 1개만 전달해 신원 확인에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군유해#북한#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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