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노저은지 이틀 만에… 남북, 서로의 마음에 골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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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조정 단일팀 탄금호서 맹훈
만나자마자 농담… 호흡 척척 “지친 기색 없는 北 친구 믿음직”
남자 1000m-여자 200m 金 노려
카누 드래건보트 진수식 진행… 대동호-한강호 金 향해 출격

“새벽에 보고 지금 봤는데 왜 이렇게 오랜만에 본 것 같냐(웃음).”

카누, 조정 남북 단일팀이 충북 충주시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합동 훈련을 시작한 지 이틀째를 맞은 31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위해 뭉친 남북 카누, 조정 선수 50여 명은 이날 오후 만나자마자 활짝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31일 오후 충주시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용선(드래곤보트) 및 조정 남북 단일팀 미디어데이에서 단일팀 선수들이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31일 오후 충주시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용선(드래곤보트) 및 조정 남북 단일팀 미디어데이에서 단일팀 선수들이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하루 오전·오후 두 차례, 총 3시간 정도의 합동 훈련 시간을 제외하고 남북 선수들은 떨어져 시간을 보낸다. 단일팀 단복이 아직 제작되지 않아 인공기와 오륜기가 새겨진 흰색 모자를 쓴 북측 선수의 구별도 쉽게 가능하다. 하지만 선수들 간 마음 거리만큼은 이미 상당히 가까워진 모양새다.

선수 격려를 위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호철 북한올림픽위원회 사무국장(북측 선수단장)도 훈련장을 찾았다.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손을 맞잡으며 활짝 웃었다. 한 사무국장은 도 장관에게 “온 지 이틀 됐지만 선수들 호흡이 잘 맞는다고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 단일팀을 구성한 카누 용선(드래곤보트) 대표 남자팀이 아시아경기 금빛 물살 위한 첫발 내딛었다. 31일  오후 훈련 진행 중인 충북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용선 진수식 행사와 합동기자회견을 마친 카누용선 남북단일팀 남자팀 선수들이 탄금호에서 서로 노를 맞춰보고 있다. 하얀 모자 쓴 선수들이 북한선수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 단일팀을 구성한 카누 용선(드래곤보트) 대표 남자팀이 아시아경기 금빛 물살 위한 첫발 내딛었다. 31일 오후 훈련 진행 중인 충북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용선 진수식 행사와 합동기자회견을 마친 카누용선 남북단일팀 남자팀 선수들이 탄금호에서 서로 노를 맞춰보고 있다. 하얀 모자 쓴 선수들이 북한선수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도 장관은 “가장 뜨거운 날에도 열심히 훈련하느라 고생이 많다”며 “함께 단합하고 협동하는 모습이 뜨거운 감동을 줄 거라고 본다”고 말하며 선수단에 격려금을 전달했다.

이날 카누 종목에서는 아시아경기에서 사용할 ‘드래건보트’(용선) 진수식이 진행됐다. 총 두 대로 1호선의 이름은 ‘대동호’, 2호선의 이름은 ‘한강호’다. 진수식에서 무사고와 금메달을 기원하며 용선에 술을 부은 김용빈 대한카누연맹 회장은 “올해 2월부터 남북 단일팀을 준비하고 캐치프레이즈를 ‘대동강(북)과 한강(남)에서 배를 띄우자’로 정했는데 소망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12인승 용선 종목에 출전하는 남북 단일팀은 남녀 선수 각각 8명씩 엔트리를 구성했다. 선수들은 새 용선에 몸을 싣고 막바지 담금질에 나선다. 아시아경기에는 5개 금메달(남녀 200m·500m, 남자 1000m)이 걸려 있다. 종주국 중국과 개최국 인도네시아가 전 종목 우승을 다툴 것으로 전망되며 단일팀은 남자 1000m와 여자 200m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이날 취재진 앞에서 북측 선수단은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남측 선수들은 “선수단 내 분위기가 아주 밝다”고 입을 모은다. 용선 여자팀 패들러(노 젓는 사람) 장현정은 “우리가 영어 위주 용어를 쓰는 반면에 북측 선수들은 ‘패들러’를 노잡이, ‘드러머’를 북잡이로 순우리말을 써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금세 익숙해졌다. 예전엔 출발할 때 ‘스타트’라 외쳤지만 이제는 ‘출발합니다’라고 한다”며 활짝 웃었다. 남자팀 패들러 박철민도 “무더운 날씨에 우리가 지쳐도 북한 친구들은 지친 기색이 없을 정도로 체력이 좋다. 믿음직하다”고 말했다.
 
충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카누#조정#남북 단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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