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상고법원 반대 주도… 직접 만나 설득할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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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건 추가 공개]‘사법부 내부 소통-대응’ 문건
‘우리법연구회’ 반대 핵심으로 지목

31일 추가 공개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문건 중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서울고법 부장판사이던 시절 상고법원 도입 반대를 주도하고 있고, 김 대법원장을 설득해 상고법원 반대 기류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2015년 7월 작성한 ‘상고법원에 대한 사법부 내부 소통 및 홍보 방안’에는 ‘일부 반대 법관과의 소통 및 대응 방안’이라는 항목이 들어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직 당시 상고법원 도입을 추진했던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법관들을 설득할 방안을 제시한 부분이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문건에서 “상고법원 추진에 대해 관망세를 취하던 일부 법관들이 최근 들어 반대 입장을 표면화, 구체화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반대 세력의 핵심 그룹으로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들을 지목했다. 이어 “특히 서울고등 김명수 부장판사가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인 김 대법원장은 2010∼2016년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했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상고법원 반대를 무마할 방안으로 김 대법원장을 직접 설득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주변 사람들을 동원해 우회적으로 설득하기보다는 법원행정처 실장급 이상의 법관이 김 대법원장을 만나야 한다고 했다. 친밀함을 바탕으로 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도 적었다.

문건에는 “김 부장판사의 반대 행보가 현 사법부 수뇌부에 대한 반감 및 소외감에 기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접근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감을 확인함으로써 반대 의견 표출을 자제할 수 있는 심리기제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도 적혀 있다. 김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어 법원행정처가 주도하는 상고법원 추진에 반대한다고 본 것이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김명수#상고법원 반대 주도#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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