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터널서 차량 또 화재, 집단소송 부른 BMW의 ‘배짱 리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3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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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주행 중 화재로 리콜을 발표한 BMW 차량에서 어제 또 불이 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북항터널 구간을 달리던 BMW 차량 화재로 도로에선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불이 난 차량은 2013년식 BMW GT였다. 최근 BMW코리아가 리콜 대상에 포함시킨 차종이다. 소비자 집단소송까지 제기됐다. BMW 520d 차주 4명은 어제 서울중앙지법에 수입사인 BMW코리아와 판매사인 도이치모터스를 상대로 1인당 500만 원을 청구했다. 화재를 겪진 않았지만 구입한 차량으로 인해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BMW는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를 화재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부품이 유럽, 미국 등에서도 같이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화재가 더 많이 일어난다는 점을 들어 더욱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BMW 520d를 중심으로 BMW 차량에 대한 화재 우려가 2015년부터 끊임없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달리던 BMW 520d 차량에서 일어난 화재는 모두 7건이다. 지난해 역시 BMW 520d에서 13건의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BMW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원인 규명 중’이라며 차를 계속 팔았다. BMW를 선택한 소비자들은 화재의 불안 속에 중고차 시세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BMW코리아는 뒤늦게 42개 차종 10만6317대를 대상으로 한 리콜 계획을 26일 발표했지만 부품 수급 문제로 수리는 다음 달 20일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수입차 업체들이 한국의 소비자들을 더 이상 우습게 보지 않도록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bmw#리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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