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핫한 ‘태권도 맘충’ 사건…블랙박스 영상 덕 대망신 ‘반전’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7월 6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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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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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동네 태권도 학원 차량이 난폭운전을 했다고 맘카페에 글을 올렸다가 블랙박스 등을 통해 거짓말임이 드러나며 '태권도 맘충'이라는 오명을 썼다.

시작은 이렇다. 3일 오후 경기도 한 지역 맘카페에 누리꾼 A 씨는 "아이 둘 키우는 워킹맘"이라고 소개한 후 "오늘 회사에 큰 화물차가 못 들어와서 회사 앞 골목에 차를 세우고 물건을 싣고 있는데 앞에 노란색 어린이 차량이 계속 경적을 울리더니 이어 질주해서 화물차 앞까지 달려오더라"고 글을 남겼다.

이어 "저희 회사 측에서 손짓을 하며 양해를 구하고 마무리하고 나서도 죄송하다고 사과까지 했다. 어린이 차량 안에는 5세 정도 되는 아이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10명이 넘는 아이들이 앉아 있더라. 그거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차량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를 외우고 화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랬더니 (차량 운전자로 추정) 창문을 열고 '뭐 하는 거냐'라고 묻더라. 그래서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운전을 험하게 해서 그렇다'라고 했더니 '먼저 길 막은 사람이 누군데 누구한테 화를 내냐'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길 막으면 아이들 태우고 난폭운전해도 되냐고 물으니 계속 길 막아서 화난 것만 이야기하더라. '어디 무서워서 학원 보내겠냐고 원장님이냐'고 물으니 '보내지 말라'고 원장이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A 씨는 "어디 신고할 수 있는 방법 없나. 원장이라고 하니 학원에 항의 전화는 못 하고"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A 씨를 위로하며 항의하라고 조언했다. 또A 해당 태권도 학원이 어디냐는 댓글에 A 씨는 개인적으로 쪽지를 보내 학원명을 알려줬다.

그런데 이때 한 누리꾼이 "제가 아이에게 물어봤는데 말하는 거랑 너무 틀리네요. 아이들은 난폭운전이 아니라고 하는데요"라는 반전 댓글을 남겼다.

이에 A 씨는 "아이 입장에서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그런데 제가 봤을 때는 계속 경적 울리며 짧은 거리를 과하게 밟고 오더라. 저랑 대화했을 때 그분은 화가 잔뜩 나셨고. 저 말고도 난폭운전 많이들 보셨다더라"고 답글을 달았다.

그리고 태권도 원장 B 씨가 해당 맘카페에 등장했다. B 씨는 "한 학부형님의 전화로 카페에 글이 올려진 사실을 알고 확인했다. 사실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올리셔서 블랙박스 영상을 올린다. 보시면 알겠지만 난폭운전은 전혀 없었고 처음 진입해서 경적을 울린 이유는 좁은 도로에 차가 길을 막고 서 있으면 차가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누구나 경적을 울리지 않겠나 생각한다. 또 먼저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런게 없었다. 저는 지도진과 이번 일을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A 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서 B 씨는 길을 막고 있는 화물차를 향해 경적을 울렸다. 화물차에 근접하면서 또 한 번 경적을 울렸다. B 씨가 차를 세운 후 '길 막으시면 어떡하냐'고 항의했지만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짐을 계속 실었다. B 씨는 기다렸고, 이후 화물차가 후진하자 화물차 주변에 있던 한 일행이 '화물차가 (회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니 주차장으로 들어오면 빼 드리겠다'라고 말했다. B 씨가 회사 안으로 진입했고 후진했던 화물차가 다시 전진했다. 이때 한 여성이 B 씨의 차량 창문을 두들겼고 "저도 애 키운다. 이렇게 운전하시면 안 된다"라고 따졌다. B 씨가 "길을 막지 않았냐. 제가 잘못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하자 A 씨는 "운전을 험하게 했다. 전 애 있으면 천천히 운전한다. 제가 카페에 올릴 거다"라고 말했다.

B 씨의 글과 블랙박스 공개로 여론은 순식간에 돌아섰다. 해당 사건이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A 씨는 비난의 대상이 됐고, A 씨의 회사 이름이 공개되며 홈페이지 문의게시판에는 회사 비방글이 이어졌다. 결국 회사 홈페이지는 폐쇄됐다.

A 씨의 회사 대표이사는 5일 오후 해당 맘카페에 "저희 직원이 물의를 일으켜 사과의 말씀드린다. 상처 입으신 태권도 관장님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 오늘 저희 직원이 사과 차 체육관을 방문했으나 관장님이 업무 중이시라 저녁에 다시 찾아뵙고 정중히 사과드릴 예정이다"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A 씨의 신상을 조사했고, A 씨가 대표이사의 부인이라고 추측했다.

그러자 대표이사의 아내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6일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등본까지 올리며 A 씨는 대표이사의 아내가 아니며 자신이 아내라고 주장하는 해프닝까지 발생했다. 이 누리꾼은 A 씨는 단지 이 회사의 직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반응은 싸늘하다. 누리꾼들은 "진짜 태권도 망할 뻔 했다", "글 올릴 때는 사실만 올립시다", "왜 일을 크게 만드세요 어머님", "남의 회사 망하게 하려다 본인이 다니는 회사가 망하게 생겼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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