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 해결사” “쿠데타 주역”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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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1926~2018]해외 언론, JP 공과 조명
日언론 “한일관계 한 시대 종언”, AFP “한때 한국 보수정치 1인자”
나카소네 “오랜 친구 잃어 쓸쓸”

‘한일 간 파이프(가교) 역할을 했다.’ ‘한일 외교 문제의 해결사였다.’

일본 언론들은 대표적 ‘지일(知日)파’ 정치인이었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별세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한일 양국에서의 활약상 및 발자취를 상세하게 보도했다.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마이니치신문, 도쿄신문 등은 김 전 총리가 한일 정치사에서 양국을 잇는 파이프(가교) 역할을 했고 양국에 외교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해결사를 자처하며 문제를 풀어갔다고 평가했다. 또 고인의 별세는 한일 관계에 있어 한 시대의 종언을 상징한다며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일본 언론들은 김 전 총리가 주도했던 ‘한일 국교 정상화’(1965년)를 특히 많이 언급했다. 아사히신문은 “1962년 김 전 총리가 고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일본 외상과 두 차례 회담을 통해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 등 미화 총 5억 달러 규모의 유·무상 경제 지원을 받는 틀을 정했다”며 “(JP는) 한일 관계를 개선해 한국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합의 사항을 담은 ‘김종필-오히라 메모’에 대해 “한일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 전 총리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서를 가지고 일본에 와 고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당시 총리와 회담을 했던 ‘김대중 납치 사건’(1973년)도 빼놓을 수 없는 일화로 언급됐다. 요미우리신문, 도쿄신문 등은 “박 전 대통령의 5·16쿠데타에 가담해 일익을 담당했다”며 “김 전 총리의 공적에는 여러 평가가 엇갈리기도 한다”고 부정적 측면도 지적했다.

일본 정치인들은 잇달아 애도를 보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3일 “오늘날 한일 관계의 초석을 쌓았고 그 후의 관계 발전에도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함께 골프를 치며 친분을 쌓아 왔다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는 “오랜 친구를 잃는 것은 참으로 쓸쓸하다. 우정에 감사하며 진심으로 명복을 빌어 주고 싶다”고 애도했다.

미국 유럽 등의 주요 외신들도 김 전 총리 별세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다. AP통신은 “소장이던 박정희를 권좌에 앉힌 쿠데타의 핵심 인물이었다”며 “현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를 창설했다”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김 전 총리가 한때 한국 보수정치의 1인자였다면서 “1960년대 중반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비밀협상을 하면서 분노에 찬 항의 물결을 촉발시키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해외 언론#김종필#공과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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