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조윤주]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 위험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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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소도시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에 와서 내가 놀랐던 것 중 하나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였다. 에스컬레이터에 한 발을 내딛자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서울에서는 한 줄로 서는 게 매너야.”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일제히 한 줄로 서 있었고 빈 줄로는 열심히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 모습이 매우 질서정연하다고 생각했다. 이후 두 줄로 선 사람들을 보면 매너가 없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어느 날 한 사람이 급하게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올라가며 나를 스치고 지나갔다. 손잡이를 놓고 몸을 돌려 친구와 이야기하는 중이라 나는 크게 몸을 휘청거렸고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 친구가 깜짝 놀라 나를 붙잡았다. 나는 뒤에 많은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친구가 나를 붙잡지 않았다면 모두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다.

그제서야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 대부분이 손잡이를 잡지 않고 휴대전화를 보고 있거나 몸을 돌려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옆으로는 급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과거 서울시가 안전, 기계 수명 등의 이유로 ‘두 줄 서기 운동’을 실시했으나 실패했다. 방심하면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속도는 미덕이다. 그러나 속도와 안전을 맞바꿀 수 없다. 급하다면 조금 더 빨리 집에서 나오거나 계단을 사용하면 된다. 에스컬레이터 위에서는 잠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 대화를 할 때도 뒤돌아서지 말고, 나란히 서서 손잡이를 붙잡고 나누면 된다. 함께 만드는 안전한 에스컬레이터 문화를 기대해 본다.
 
조윤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에스컬레이터#한줄서기#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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