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초간의 첫 악수, 4시간44분 만남… 2박3일의 글로벌 이벤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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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비핵화 합의]싱가포르 도착서 출국까지

北-美 확대회담… 마주앉은 양측 수뇌 북-미 정상과 배석자들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확대회담을 열고 있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북한 리용호 외무상,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주성 외무성 
통역요원, 리수용 당 부위원장, 미국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트레이츠타임스 제공
北-美 확대회담… 마주앉은 양측 수뇌 북-미 정상과 배석자들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확대회담을 열고 있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북한 리용호 외무상,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주성 외무성 통역요원, 리수용 당 부위원장, 미국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트레이츠타임스 제공
12일 오전 8시(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먼저 북-미 정상회담 장소인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로 출발하기 위해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을 나섰다. 미국 성조기를 단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 차량 ‘캐딜락 원’을 20여 대의 호위 차량이 따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숙소인 세인트레지스 호텔을 나선 것은 그보다 뒤인 오전 8시 12분이었다. 역시 20여 대의 차량이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인 벤츠를 호위했다. 북한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김 위원장이 차량에 올라서기 전부터 다른 차량에 올라 대기했다.

두 정상의 숙소에서 카펠라 호텔로 이르는 남쪽 도로 7km는 완전히 통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8시 16분, 김 위원장이 8시 30분 카펠라 호텔에 도착했지만 첫 만남을 위해 9시 직전 회담장에 나타난 사람은 김 위원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적인 첫 만남 전까지 카펠라 호텔 모처에서 기다리며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없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트위터광임을 증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5분 트위터에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무역과 경제 분야에서 너무 열심히 일해 심근경색을 앓았다”고 올렸다. 숙소 출발 직후 차 안에서도 선거제 관련 대법원 결정에 대한 글을 올렸고 출발 전에도 미국 증시, 실업률 등에 대해 글을 썼다.

두 정상이 만나기 전 드론이 센토사섬 전체를 비행하며 위험 요소를 감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섬 곳곳에 무장 경찰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였다. 싱가포르 시민과 관광객들은 통제된 도로에 두 정상의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사진을 찍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확대정상회담, 업무오찬, 산책 및 정상 성명 서명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2시경 카펠라 호텔을 떠나 숙소인 세인트레지스 호텔로 돌아가 이날 밤늦게 싱가포르를 떠나기 전까지 머물렀다.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들른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산책까지 한 뒤 정상 성명 서명을 하던 낮 12시 54분과 오후 1시 26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국영항공사인 차이나에어의 최고위급 전용기 2대가 시차를 두고 잇달아 이륙해 이날 오후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먼저 베이징을 떠난 보잉 747-4J6기는 10일 김 위원장을 태우고 평양을 떠나 싱가포르에 도착했던 바로 그 비행기였다. 또 다른 비행기 역시 같은 기종이었다. 이 기종은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국 고위급이 이용하는 전용기다. 같은 기종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것은 김 위원장이 어느 비행기에 탔는지 숨기려는 연막작전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후 6시 반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싱가포르를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AFP는 애초 예상됐던 7시보다 일찍 출발한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북한과)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과거 방북해 김 위원장과 농구 경기를 같이 보며 우의를 과시한 바 있는 전 NBA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은 이날 오전 미국 CNN과 인터뷰하면서 울먹여 눈길을 끌었다. 전날 밤 싱가포르에 도착한 로드먼은 인터뷰에서 “오늘은 멋진 날”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싱가포르 도착#출국#비핵화합의#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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