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언론 헤드라인 장식… 分단위로 업데이트하며 속보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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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비핵화 합의]해외언론-주변국 반응

‘세기의 회담’ 뜨거운 취재 열기 12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포뮬러원(F1) 경기장 건물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 내 TV 화면에 북-미 정상의 악수 장면이 노출되자 기자들이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들어 이를 촬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카펠라 호텔에서 단독 회담을 갖기 전 12초간 악수했다. 
싱가포르=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세기의 회담’ 뜨거운 취재 열기 12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포뮬러원(F1) 경기장 건물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 내 TV 화면에 북-미 정상의 악수 장면이 노출되자 기자들이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들어 이를 촬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카펠라 호텔에서 단독 회담을 갖기 전 12초간 악수했다. 싱가포르=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한반도 유관 국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 세계 언론도 하루 종일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중국 외교부는 12일 성명에서 “북-미 정상이 내린 정치적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회담 성과에 대해 환영과 지지를 표한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이행하거나 준수하는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제재 조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는 관련 제재를 중단하거나 해제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제재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중요 당사국이자 정전협정 서명국으로 한반도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는 데 있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중국 역할론’을 분명히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 직후 “포괄적인 해결을 향한 첫걸음으로 보고 지지한다. 일본에 중요한 납치 문제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해준 것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고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밤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한 뒤엔 “내 뜻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한다. (납치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일본이 북한과 직접 만나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결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극이 제공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렵,엽)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우리는 전진을 위한 중요한 행보가 취해진 것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악마는 디테일에 있으므로 구체적 내용을 검토해야 하지만 자극은 제공됐다”고 평가했다.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두 정상이 서명한 공동 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약속이 포함돼 있다고 평가하고 “IAEA는 관련 당사국들이 요청할 수 있는 (북한) 검증 활동을 어떤 것이라도 수행할 태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만남은 싱가포르에 파견된 수천 명의 기자들을 통해 전 세계로 시시각각 생중계됐다.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는 새벽부터 3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차례로 들어설 때 각기 다른 언어로 동시 생중계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2000여 명이 기자들이 모인 싱가포르 국제미디어센터에선 기자들이 하루 종일 모니터를 주시하며 회담 소식을 본국에 전송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두 정상이 처음 만나 악수를 하는 장면에선 큰 탄성이 터져 나왔고, 일부 기자들이 책상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거나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들이 보내는 기사들은 모두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미국 CNN, 영국 BBC 등 세계 주요 언론들도 홈페이지에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주요 뉴스로 배치하며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하는 등 새로운 장면을 연출할 때마다 제목도 ‘과거를 뒤로하고’(CNN) ‘역사적인 악수’(BBC) ‘악수, 그리고 합의를 향한 희망’(NYT) 등으로 고쳐 달며 하루 종일 회담을 분 단위로 중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애초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만남이 성사됐으며 세계 최대 핵 강국과 최고의 은둔 국가 간에 새로운 장을 여는 중대한 발걸음이 열렸다”고 전했다. BBC는 “양국이 1년간 위협을 주고받은 이후 전례 없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따뜻하게 맞아 독재국가 체제를 향한 수십 년간의 미국 정책을 뒤집었다”고 전했다.

이날 특히 일본 방송들은 하루 종일 회담 장면을 생방송으로 중계하고 관련 소식을 실시간 속보로 전하며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북-미 공동성명이 발표된 이후 언론들의 평가는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외신들은 “과감한 변화를 약속했다”면서도 “디테일이 부족하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WP는 공동성명 내용이 개요 수준이고 북핵 프로그램 중단을 어떻게 검증할지, 또 구체적 내용이나 기한도 못 박지 않았다고 전했다. NYT 역시 “공동성명이 과감한 변화를 약속했지만 세부사항이 부족하다”고 비판했고 로이터통신도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할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별로 없다”고 꼬집었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북한의 회담 성공은 끔찍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연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한반도를 깜짝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도쿄=서영아 / 싱가포르=윤완준 특파원
#전세계#언론 헤드라인 장식#비핵화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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