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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대표회의, 檢수사 받되 대법원장의 고발조치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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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대표회의, 檢수사 받되 대법원장의 고발조치엔 반대

이호재 기자 입력 2018-06-12 03:00수정 2018-06-12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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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입장 발표
11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115명의 판사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형사 조치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회의를 마친 뒤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로 재판에 대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형사 절차를 포함하는 성역 없는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고양=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전국법관대표회의(법관회의)가 11일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형사 절차를 포함하는 성역 없는 진상조사와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고 선언한 것은 의혹 관련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사실상 촉구한 결의로 볼 수 있다. 외견상으로 ‘형사 절차’라는 표현을 통해 수사의 필요성을 신중히 제기한 것이지만 본질적으로 검찰 수사를 통한 적극적인 진상 규명을 촉구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당초 이날 법관회의 원안에도 ‘수사 촉구’가 포함돼 있었으나 논의 과정에서 ‘형사 절차’로 수정됐다.

○ “특별조사단 결과 미흡”

이날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법관회의의 공보를 맡은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오후 8시경 브리핑을 통해 “특별조사단의 결과가 미흡하다는 인식에 따라 진상조사가 추가로 있어야 하고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고 결의했다”고 전했다. 송 부장판사는 이어 “형사 절차를 포함한다는 것은 수사와 기소, 재판으로 이해하면 되겠다”며 “법원 내부에서는 강제 권한이 없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조사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미 검찰에 고소고발이 충분히 이뤄져 있는 만큼 검찰 수사를 통해 진상 규명을 철저히 하되 김명수 대법원장이 고발 등 형사 조치를 직접 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의견을 모은 것이다.

이날 법관회의 선언은 그동안 젊은 판사들이 일선 법원의 판사회의에서 요구해온 “성역 없는 수사”와 같은 내용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전국법원장회의(7일)는 “형사상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한 특별조사단의 결론을 존중한다”는 의견을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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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사 절차 놓고 의견 갈려


올 2월 상설화된 법관회의는 사법행정 및 법관 독립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거나 대법원장에게 건의할 수 있다. 이날 법관회의에는 총인원 119명 중 115명이 참석했다. 의장인 최기상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먼저 안건을 소개하고, 반대 의견을 밝히는 판사가 손을 들어 발언을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반대 의견에 대해 다시 반박하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등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안건은 의장을 뺀 100여 명 중 기권을 제외하고 과반의 동의를 얻어 의결됐다. 회의는 비공개였으나 의장이 허락한 판사가 오전에 1명, 오후에 2명 방청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서는 일부 판사가 ‘남용이 없었다’는 입장을 한때 냈으나 이를 취소해 의견 차이가 금방 해소됐다. 하지만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형사 절차를 놓고는 의견이 갈렸다. 형사 절차에 반대한 법관 대표들도 있었으나 표결에서 다수결로 형사 절차가 선언됐다.

○ 김명수 “대법관 의견까지 듣겠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들의 의견까지 수렴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오후 퇴근길에 김 대법원장은 “법관회의의 결과를 보고 종전에 그랬던 것처럼 대법관님의 의견까지 마저 듣고 심사숙고한 다음 결론을 내겠다”며 “이제부터는 그야말로 말을 아끼고 생각을 해야 할 시간 같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는 일일이 하나하나 질문에 답하기도 어려울 것 같고 제가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해서 결론을 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자들에게 당부했다.

김 대법원장은 법관회의가 결의한 내용을 전달받은 후 최종 결정을 위한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각에선 북-미 정상회담(12일)과 지방선거(13일)가 끝난 직후인 14일경 김 대법원장이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고양=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법관대표회의#법행정권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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