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54조 시장 동남아에 당분간 사업 집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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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이링 탄 그랩 공동창업자

“그랩의 결제 및 금융 서비스 시장만 놓고 봐도 동남아시아에 연간 500억 달러(약 54조 원)의 시장 가능성이 있다. 당분간 동남아시아에만 집중한다. 한국 및 다른 아시아권 국가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


후이링 탄 그랩 공동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사진)는 8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 위치한 그랩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지 상황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그랩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3월 말 미국 우버의 동남아시아 사업권을 인수한 이유에 대해서도 현지에 가장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했다. 탄 COO는 영국 배스대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하버드대 동창생인 앤서니 탄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그랩을 창업했다.

탄 COO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장악한 비결로 ‘신뢰’를 꼽았다. 단순히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아니라 공공기관, 파트너사, 서비스 이용자 모두를 고려하는 기업 가치가 바탕이 됐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동남아시아 국가의 특성을 고려해 드라이버 대상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1주일에 2회씩 진행했다. 택시 자격증이 없는 일반 드라이버의 경우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친다.

탄 COO는 “싱가포르에서 그랩 사용 빈도 기준 상위 25% 고객들은 하루 평균 15번 그랩을 사용한다. 그만큼 충성도가 높다는 의미”라며 “아들과 딸이 그랩으로 차를 빌려 학교에 갈 정도로 신뢰받는 기업이 됐다”고 설명했다.

탄 COO는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 방향도 밝혔다. 국내 기업 중에는 SK㈜가 올해 3월 그랩에 투자하며 지분을 획득했다. 탄 COO는 “SK는 전기차와 고정밀지도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동남아 시장의 세부적인 현지 상황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모빌리티 사업 전체에서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랩택시, 그랩카, 그랩푸드, 그랩페이 등 다양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분야에서는 SK C&C, SK텔레콤과의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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