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30년 지방권력 교체”… 김태호 “민심의 무서움 보여줘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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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D-2]최대 승부처 경남, 막판유세 총력전

“선거 때마다 엄마와 싸웠는데, 이번엔 모녀가 함께 ‘힘 있는 여당 후보’로 의견을 모았다.”(30대 회사원 김지선 씨)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막말은 싫지만, 그렇다고 김태호 후보까지 버릴 순 없지 않나.”(50대 택시운전사 박충식 씨)

6·13지방선거 최대 승부처 중 하나인 경남의 마지막 주말 유세전이 펼쳐진 10일. 창원 마산역과 통영종합버스터미널, 거제 고현버스터미널 등에서 만난 경남도민들의 온도차는 상당히 컸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대로 이겨 민주당 첫 광역단체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유권자도 있었지만, 보수 결집으로 막판 뒤집기를 예상하는 도민들도 적지 않았다.

○ 김경수, ‘문재인 콘셉트’로 바람몰이
창원에 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10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유세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창원에 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10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유세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잘하면 믿어주고, 못하면 바꿔야 하는데, 잘 못해도 계속 찍어주니 약 30년간 (보수 진영이) 도민보다 공천 주는 사람만 보고 정치하지 않았습니까.”

김경수 후보는 10일 창원 일대를 누비며 ‘지방권력 교체’를 거듭 강조했다. 드루킹 특별검사 공세에 시달리던 선거 초반보다 목소리 톤에 자신감이 더 묻어났다. 신도시 지역인 마산회원구 내서읍 유세에서 “김태호 후보는 홍 대표와도 마음이 잘 안 맞아 보인다. 당선되면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의 유세 현장 분위기는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을 패러디한 ‘어도경(어차피 도지사는 경수)’이라고 적힌 피켓이 등장했다. 김 후보가 “무너진 경남경제 누가 살릴 수 있습니까”라고 물으면 현장에 모인 300∼400명의 군중이 “김경수”를 연호하거나, 연설 뒤 인파 속으로 들어가 도민들과 셀카를 찍는 세리머니도 비슷했다.

○ “미워도 다시 한번” 외치는 김태호
통영에 간 김태호 자유한국당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가 10일 통영종합버스터미널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창원·통영=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통영에 간 김태호 자유한국당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가 10일 통영종합버스터미널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창원·통영=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경남만은, 김태호만은 지켜주십시오.”

통영종합버스터미널 앞으로 김태호 후보를 태운 유세차량이 등장하자 시민들이 손가락 2개를 흔들며 반겼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차량 운전자는 ‘빵, 빵’ 경적을 2번 울리며 창밖으로 손을 흔들었다. 한국당이 기호 2번임을 감안한 것이다. 한 상인은 오토바이를 타고 유세차량을 쫓아와 “시장에 한번 들러 달라”고 외쳤다. 김 후보는 10일 하루 동안 진주-통영-거제를 유세차로 이동하는 15시간 게릴라 유세를 펼쳤다.

김 후보는 중장년층, 부동층, 특히 표심을 드러내지 않는 ‘샤이 보수’를 잡기 위한 막판 수단으로 게릴라 유세를 선택했다. 2012년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경수 후보를 꺾을 때 효과를 봤던 선거 전략이다.

김 후보는 김경수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드루킹 사건이 보수적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상대(김경수) 후보의 불안함을 걱정하는 분이 많은데,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경남도민들이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 울산도 ‘안정 우위’ vs ‘뒤집기 자신’

부산과 울산도 경남 못지않은 치열한 막판 승부가 펼쳐졌다. 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는 “선거는 이미 끝났다”며 ‘굳히기’에 돌입했다. 광복로 유세에는 박영선 의원, 정청래 전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당력을 집중시켰다. 반면 보수 반전을 노리는 한국당 서병수 후보는 해운대, 동래, 남구 일대를 훑는 저인망식 유세로 보수 결집을 호소했다.

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는 “울산 사전투표율이 20%를 넘으면 태화강에 뛰어들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태화강에 뛰어드는 이벤트를 연출했다. 한국당 김기현 후보는 10일 0시부터 마지막 72시간의 선거운동을 현대자동차 주변 식당가 등 생업 현장을 도는 릴레이 탐방 유세에 돌입했다.

창원=유근형 noel@donga.com / 통영·거제=박훈상 기자
#최대 승부처 경남#막판유세 총력전#김경수#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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