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열공 중’… 김정은도 대외활동 없이 회담준비 집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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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정상회담 D-4]회담전략 짜기 막판 ‘실전연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주 ‘세기의 만남’을 앞두고 비핵화 등 핵심 의제의 막판 점검뿐 아니라 상대에 대한 집중 분석에 나서는 등 ‘열공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내 책상 위에 핵단추 있다”고 위협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난 더 크고 강력한 단추가 있다”고 엄포성 발언을 주고받았는데 이젠 회담장에서 만나게 된 만큼 세밀한 회담 전술을 짜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6일(현지 시간) 정상회담 준비 상황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보고를 받으며 준비하고 있다. 검토해야 할 방대한 서면 자료들이 있다”고 전했다. 콘웨이 고문은 “짜임새 있고 광범위하게, 또 깊이 있게 하고 있다. 매우 잘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상대 ‘실전 연습’에 집중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사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공부하지 않는 지도자’란 지적을 자주 받았다. 단순하고 즉흥적인 성격의 그가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비핵화 프로세스를 제대로 알고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왔다. 급기야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적으로 회담 취소를 선언했을 때 워싱턴포스트(WP)는 “줄곧 보여 온 성급하고 전략 없는 즉흥성”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 몇 주 동안 일주일에 8∼10시간을 쏟아부으며 회담을 준비해 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대북 협상 전면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과외 선생’을 맡고 있으며,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 등이 거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샘 넌,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으로부터 직접 1991년에 진행한 일명 ‘넌-루거법’의 입법 과정까지 상세하게 전해 들었다고 한다. 넌-루거법은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에 남은 핵 및 화학 무기와 운반체계 등을 어떻게 폐기하고, 그 대가로 기술 및 자금은 어떻게 제공할지를 담고 있다. 이른바 ‘카자흐스탄 모델’로도 알려진 이 방식은 핵무기를 해외로 반출해 폐기하는 것이어서 북한에도 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은 일주일째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을 정도로 대외 활동을 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집중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난 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경제현장 시찰에도 최룡해 당 부위원장 등 고위 간부만 나서고 있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온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최신 업데이트된 대미 과외를 받는 한편으로 판문점에서 북-미 실무회담을 이어가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을 통해 미국의 전략과 의도를 실시간으로 보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주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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