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영 25주년’에도 조용한 삼성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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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내외 행사 없이 보내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잘 알려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신경영(프랑크푸르트) 선언’이 7일로 25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삼성은 창립 80주년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사내외 행사 없이 조용히 기념일을 보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기념행사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내 방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석방 이후로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과 사회 전반의 부정적 여론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신경영 선언은 1987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이 1993년 6월 7일 주요 임원들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불러 모아 품질을 높이기 위해 뼛속까지 바꿀 것을 주문했던 자리다.

삼성은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매년 6월 7일을 전후로 기념행사를 진행해왔다. 20주년이던 2013년 이 회장은 직접 기념만찬을 열고 그룹 전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영상메시지를 찍었다. 그는 “그동안 우리는 초일류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오직 한길로 달려왔으며 이제 세계 위에 우뚝 섰다”며 “앞으로 우리는 1등의 위기, 자만의 위기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년간 양에서 질로 전환을 이뤄냈듯 질을 넘어 제품·서비스·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나가자는 메시지였다.

이 회장이 쓰러진 뒤인 2014년 삼성은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내용을, 2015년에는 ‘새로운 도전의 길, 신경영을 다시 읽다’란 주제로 특집 사내방송을 내보냈다. 2016년에는 사내 인트라넷 로그인 화면에 이 회장의 신경영 어록 중 “변한다고, 변했다고 말만 하면 믿겠는가.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변화한다는 말도 필요 없다. 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를 띄워 임직원과 공유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신경영 25주년#삼성#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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