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4일 “오늘 처음으로 여성들이 사우디 운전면허증을 받았다”며 “교통 당국은 국제 운전면허증을 사우디 면허로 교체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날 10명의 여성이 운전면허증을 받았다고 전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은 지난해 9월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라는 칙령을 발표했다. 사우디 정부는 칙령에 따라 고위급 위원회가 설립돼 새 교통 법규를 마련했고, 그동안 여성의 운전을 금지해 온 조치를 이달 24일부터 해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는 사우디의 젊은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경제·사회 개혁 정책 ‘비전 2030’의 일환이기도 하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왕위 계승권자로 책봉된 이후 파격적인 개혁 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 사우디 정부는 올해 1월 여성들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처음으로 허용했고, 2월에는 여성의 군 입대를 허용하기로 했다.
국제사회는 이 같은 사우디의 변화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서방을 향한 보여주기식 정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사우디 검찰은 “불순한 목적을 가진 외국 단체와 소통했다”며 최소 7명의 여성 인권운동가를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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