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역외탈세 의혹 수사… 부인 이명희 출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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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상속세 500억 탈루 고발 접수”… 과태료까지 합치면 1000억 이를듯
경찰은 이명희 이사장 조만간 소환

검찰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의 역외탈세 의혹을 수사한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35)의 ‘물벼락 갑질’ 후폭풍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말 서울지방국세청이 조세포탈 혐의로 조 회장을 고발함에 따라 최근 형사6부에 사건을 배당했다”고 9일 밝혔다. 사정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고발장에는 조 회장이 아버지인 고 조중훈 전 회장(한진그룹 창업주)에게서 상속받은 해외 비자금을 신고하지 않아 500억 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조세포탈 액수와 이로 인해 내야 할 과태료를 모두 합치면 1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사정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기업·금융 관련 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는 곧 참고인 소환 등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한다. 결과에 따라 조 회장이 검찰에 출석할 수도 있다. 한진그룹은 이날 “상속세 누락 사실을 2016년 발견하고 국세청에 신고했다. 이번 달 납기일에 맞춰 세금을 낼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69)의 경찰 출석도 임박해 보인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이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앞서 이 이사장은 2014년 한진그룹 계열사인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 증축 공사현장에서 직원들을 밀치고 폭언한 혐의 등으로 6일 입건됐다. 이 이사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지에 집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은 이 이사장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일부 폭행 내용에 대해서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뉘우치며 피해자를 비롯한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혹이) 확대 과장돼 보도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18개로 정리해 반박했다. 이 이사장을 할머니라고 부른 직원을 해고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정원에서 모자를 쓰고 일하는데 직원이 ‘아주머니, 준비해야 하니 나가세요’라고 말해 웃으며 방으로 돌아갔다”고 해명했다. 해외 지점을 통해 명품 등을 밀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비서실을 통해 과일 등 생필품 구매를 요청했지만 직접 결제했다”고 주장했다.

김자현 zion37@donga.com / 세종=박재명 / 변종국 기자
#조양호#이명희#역외탈세#한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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